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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의 벽' 된 朴 삼성동 자택…벽 대고 울부짖으며 기도

중앙일보

입력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자택 앞이 ‘통곡의 벽’이 됐다.


자택 앞은 연일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을 응원하는 목소리와 파면 결정을 성토하는 고함, 군가 등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뒤섞여 소란하지 않은 틈이 없다.

담벼락에 대고 기도하는 개신교 신자들 덕분에 '통곡의 벽'이란 별칭이 생겼다. [유튜브 영상 캡처]

담벼락에 대고 기도하는 개신교 신자들 덕분에 '통곡의 벽'이란 별칭이 생겼다. [유튜브 영상 캡처]


이 와중에 눈에 띄는 이들이 있다. 벽을 치며 울부짖는 이들이다. 자택 담장을 치며 ‘통성기도(크게 목소리를 내 기도하는 방식)’를 하는 기독교 신자들이다. 이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삼삼오오 몰려와 벽 앞에서 한참 기도를 하고 돌아간다.


이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네티즌들은 이런 모습을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구시가지에 있는 ‘통곡의 벽’에 견주어 ‘삼성동 통곡의 벽’이라고 부르고 있다.

▶[영상] 박 전 대통령 삼성동 자택 앞에서 기도하는 지지자들


통곡의 벽은 예루살렘에 있는 구약시대 솔로몬 성전의 서쪽 벽 일부로 여겨지는 성벽인데, 성전이 파괴된 뒤 유대인들이 이 성벽 앞에 모여 슬퍼하며 기도를 한 데서 유래됐다. 지금도 이 벽은 유대인들의 기도처로 유명하다.

이스라엘 여행 / 예루살렘 통곡의 벽 앞 광장. 이곳은 남성들만 출입가능하다. / 2012.08.27.월 신인섭

이스라엘 여행 / 예루살렘 통곡의 벽 앞 광장. 이곳은 남성들만 출입가능하다. / 2012.08.27.월 신인섭


국내에도 이전부터 통곡의 벽이 실재해왔는데, 삼성동의 그것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통곡의 벽은 대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지하 2층 가림막 뒤편에 있다.


2003년 2월 18일 대구 지하철 1호선 방화로 192명의 승객이 숨진 참사를 기억하기 위해 당시 현장을 보존한 곳이다. 새까맣게 그을린 벽과 열에 녹아버린 사물함 자물쇠, 공중전화기 등 처참했던 당시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이들을 그리워하는 시민들의 메시지도 남아 있다.

대구지하철참사 10주기를 앞두고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통곡의 벽’을 찾은 부상자대책위원회 이동우(오른쪽) 위원장과 부상자들이 참혹했던 그날의 화재 현장을 돌아보고 있다. 대구=프리랜서 공정식 / 2013.02.11

대구지하철참사 10주기를 앞두고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통곡의 벽’을 찾은 부상자대책위원회 이동우(오른쪽) 위원장과 부상자들이 참혹했던 그날의 화재 현장을 돌아보고 있다. 대구=프리랜서 공정식 / 2013.02.11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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