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주문을 읽은 직후, 광화문에 설치된 대형 스피커에선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는 음악이 터져나왔다. 광화문의 촛불 집회 내도록 시위대가 한 목소리로 불렀던 바로 그 음악이었다.
선고 당일인 10일 헌재 주변에 모인 시위대의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탄핵 찬성측이 모인 곳에선 선고 직후 “이야아 만세”라는 함성이 터졌다. 너나 할 것 없이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을 찍으며 순간을 기념했다. 부부젤라와 호루라기 소리가 한 데 어울리며 “이겼다”며 춤을 췄다.
탄핵 반대측은 격앙했다. “X새끼들아”는 욕설과 “헌재로 쳐들어가자”는 주장이 난무했다. 육사 스카프 두른 50대 여성은 “자격도 안 되는 8명이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울먹였다. 정광용 대통령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 대변인은 연단에 올라 “결국 남창 고영태가 이겼다”고 했다.
한영익ㆍ이현ㆍ윤정민ㆍ윤재영 기자 hany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