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 무서워"…사드 후폭풍에 여행업계 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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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 한반도 배치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감소하면서 지방공항이 있는 지역 여행 업계도 애를 먹고 있다.
 8일 충북도에 따르면 1~2월 청주공항 국제선 이용객 수는 6만973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595명(13.2%) 준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청주공항 국제선 운항은 268편에서 199편으로 감소했다. 청주공항~장자제 전세기 운항 계획도 취소됐다.
 충북 청주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표 모(47) 씨는 “한국을 찾는 중국인 여행객들은 대부분 중국 현지 여행사를 통해 입국하는데 최근 문의가 없어 전세기가 취소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을 찾는 한국인 여행객도 뜸하긴 마찬가지다. A 여행사 대표 윤모(47)씨는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가 중국에서 고역을 치르는 광경을 목격한 사람들이 중국행을 꺼리고 있다”며 “중국에 가면 봉변을 당할 것 같다는 이유로 최근 25명이 위약금을 물고 중국 여행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청주공항은 중국인 이용객 의존도가 크다. 2015년 청주공항으로 들어온 외국인 이용객 39만483명 중 중국인은 98.6%(38만5012명)을 차지했다. 지난해 역시 44만9589명 중 99.4%(44만6734명)으로 중국인 비중이 크다. 국제선 정기선 노선은 현재 9곳 중 8곳이 중국이다.
 중국행 전세기 운항은 속속 중단되고 있다. 청주·대구공항에서 전세기를 통해 각각 장자제(張家界·장가계)를 주 2회씩 오갈 예정이었던 쓰촨항공은 다음 달 예정이었던 운항계획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쓰촨 항공은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청주∼장자제 노선을 모두 124편을 운항했다. 이 기간 1만9878명의 이용객이 이용했다. 이 항공사는 대구∼장자제 노선도 94편을 운항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중국 현지 여행사가 항공사에 운항 요청을 하지 않자 항공사가 아예 전세기 운항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스타 항공관계자는 “사드 보복이 거세질 경우 중국발 정기노선 운항 축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에 중국 여행을 예약한 승객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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