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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미래 인재 ‘영메이커’ 교육으로

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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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애 숙명여대 총장의 축사로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강정애 숙명여대 총장의 축사로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극찬한 4차 산업시대의 인재 교육 ‘영메이커(young maker)’ 운동이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메이커교육실천’(www.makered.or.kr)과 숙명여대, 중앙일보의 청소년매체 TONG과 소년중앙이 함께 하는 ‘2017 영메이커 프로젝트’가 지난 4일 숙명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닻을 올렸다. 전국의 9개 거점 교실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와 온라인으로 활동을 공유하는 영메이커 연구소 참가자 500여 명이 모여 활동 계획과 의미를 되새겼다. 초중고생과 학부모, 멘토 교사 등의 열정이 어우러진 뜨거운 발대식 현장을 TONG청소년기자가 다녀왔다.

<영메이커 교육이란>

무언가를 만드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신감과 창의적 사고력, 과제수행력을 높이며 나아가 과학기술과 수학, 예술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2006년 미국에서 메이커 운동으로 시작돼 근래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급부상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융성하는 교육으로 주목받고 있다.

by 김호준

무대 스크린에 해외 메이커 교육을 담은 동영상이 나온다. ‘종이 권총’, ‘빨대 의수’, ‘껌 자판기’ 등 다른 나라 메이커 학생들이 만든 재밌는 아이디어 작품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어린 초등학생들도 열정적으로 참여해 창의적 사고력이 돋보이는 무언가를 만드는 모습이 생생하다. 객석의 우리 학생들도 ‘나도 저런 작품을 해 봐야지’ 하는 진지하고 설레는 태도가 샘솟는 듯했다.

영메이커 전도사 이지선 교수 “4차 산업시대, 코딩으로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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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메이커 교육이 어떻게 생겼고 참가자들이 앞으로 어떤 마인드로 임하면 좋은지 전문가 강연이 이어졌다. 메이커교육실천 회장인 숙명여대 시각디자인영상학과 이지선 교수는 메이커 교육이야말로 그 어떤 코딩 수업, 테크놀로지 습득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책임질 미래의 꿈나무들에게 필요한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강연 요지.

“코딩 교육의 의무화가 요즘 이슈인데, 좋은 취지에서 시작한 이 코딩 교육이 사교육화가 되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아프다. 나는 훈민정음 프로그램과 야후 코리아 개발자로서 코딩이란 것이 사교육을 받아야 할 정도로 중요한 건 아니라고 본다. 이런 코딩 교육과 새로운 테크놀로지만으로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갖고 있다. 다양한 스타트업들로 구성된 실리콘 밸리와 같은 게 우리나라에도 생기려면 머리로만 생각하고 배우는 게 아닌 실제 만들어 보는 경험이 필요하다.

1970년대 컴퓨터가 세상에 나오면서 미국의 각 가정에서는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미니 컴퓨터’를 만드는 붐이 일었다. 이런 유행 속에 스티브 잡스와 워즈니악이 초창기 컴퓨터를 만들었고 그것이 오늘날 애플이란 글로벌 넘버 원 기업이 탄생한 배경이다. 지금 4차 산업혁명을 이 1970년대와 비교하는 사람이 많다. 개인이 자신의 생각을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 무엇이든 만들자는 DIY(Do It Yourself) 문화가 새롭게 발전하고 있다. 지금 ‘DIY Glow’라는 웹페이지에는 수많은 개인들의 아이디어가 서로 공유되고 더욱 유용하게 재생산되고 있다.

나는 예전에 MP3 플레이어 기능을 하는 베개를 만들었다. 단돈 2만 원이 들었다. 사이트에 올렸더니 전 세계에서 ‘만들고 싶다’는 이메일이 왔다. 아두이노를 이용해 주크박스 같은 기기를 만든 적도 있다. 이런 게 가능한 이유는 코딩된 코드와 전자회로 도면 등이 모두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공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공유와 오픈 생태계를 활용할 줄 알아야 미래의 4차 산업혁명에 뒤처지지 않고 참여할 수 있다.

2016년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메이커 페어의 참가자가 자신이 만든 로봇을 조작하고 있다. [사진=Guy Kawasaki, 위키피디아]

2016년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메이커 페어의 참가자가 자신이 만든 로봇을 조작하고 있다. [사진=Guy Kawasaki, 위키피디아]

미국에서 개최되는 ‘메이커 페어(maker fair·개인 발명품 전시 행사)’를 보면 과학기술뿐 아니라 음악, 미술과 같은 다양한 분야가 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쉽게 참여한다. 이게 ‘풀뿌리 기술 민주주의’인 것이다. 미국의 마크 해치(전 테크숍 CEO)는 ‘메이커 운동 선언’을 통해 “‘공유’와 ‘주기’라는 이념으로 (무기 등이 아닌) 사람에게 이로운 것을, 모두가 만들 수 있게 하자”고 역설했다.

우리 영메이커 교육도 포트폴리오식 기록과 공유를 중점으로 둘 것이다. 단기간에 한 번 해 보는 게 아닌 끊임없이 시도하는 반복 과정을 통해 전문적 지식을 습득하고 체화하는 이른바 ‘팅커링(Tinkering·땜질이라는 의미)’을 모토로 활동할 것이다. 또한 반드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 긍정주의(Optimism)를 바탕으로 할 것이다.

나누지 않고 혼자 사용하려는 문화 때문인지 한국말로 공유된 DIY 콘텐트가 많지 않다. 영메이커 운동을 통해 이런 현실을 극복하고 싶다. 학생들이 ‘Instructable.com’, ‘Makezine.com’, ‘hackster.io’ 같은 해외 DIY 오픈소스 사이트들에 활발히 가 보길 권한다.”

[사진=양리혜 기자]

[사진=양리혜 기자]

[사진=양리혜 기자]

[사진=양리혜 기자]

‘다 같이 만들자! 즐기고 남 주자! 배워서 남 주자!’

발대식의 마지막 순서는 이같은 영메이커 정신의 핵심 구호를 외치는 것이었다. 장내의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이후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국립과천과학관 등 8개 지역 거점교실별로 참가 학생과 멘토 선생님들이 인사를 나누며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나누었다. 메이커가 되고픈 고교 동아리의 네트워크인 '영메이커 연구소' 리더회 의장을 맡은 안별이(서강대 아트&테크놀로지학과 2학년) 학생은 “메이커 페어 등을 보면 공예와 무용과 같은 분야들도 많이 있다. 단순히 기술만 아니라 예술과 기술이 접목된 ‘융합기술’이 메이커 분야로 적합해 흥미를 느끼게 됐다”면서 “초등학생이 수준 높은 작품을 만드는 걸 보면서 어릴 때부터 창의성을 키우는 게 대학교육보다 낫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며 앞으로 넉달동안 펼쳐질 메이커 교육에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글=김호준(천안 북일고 2) TONG청소년기자
도움=박정경 기자 park.jeongkyung@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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