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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맛! 심장이 쫄깃한 스카이워크를 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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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있는 스카이워크 8개를 골라 소개한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모두 각양각색이다. 원조 격인 미국 그랜드 캐니언 스카이워크 디자인을 그대로 본딴 게 있는가 하면 전쟁 때 파괴된 다리에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며 학습 공간으로 꾸민 곳도 있다. 입장료 내고 덧신 신고 조심조심 걷는 곳이 있는가 하면, 누구나 부담없이 드나들 수 있는 시설도 있다. 이름은 거창하지만 높이가 낮은 허술한 곳도 있다. 반면 고소공포증 있는 사람은 엄두를 못낼 정도로 아찔한 스카이워크도 있다.

글=최승표·양보라·홍지연 기자 spchoi@joongang.co.kr 

사진=중앙포토·각 지자체 

경기도 파주 내일의 기적소리
세계 유일 민통선 안 스카이워크


민간인통제구역 안에 있는 스카이워크다. 2016년 12월 한국전쟁 때 파괴된 경의선 상행선 철교 5개 교각을 이어 스카이워크를 완성했다. 인근 마을 이름을 붙여 독개다리, 통일을 염원하며 자유의 다리로도 불렸던 곳이다. 현재 정확한 이름은 ‘내일의 기적소리’다. 시인 고은이 지었다. 분단의 상징물인 만큼 역사적 의미를 알리는 데 주력했다. 다리 진입로부터 2층 전망대까지 과거부터 미래로 시간 여행을 하도록 꾸몄다. 진입로는 한국전쟁 이전의 철교를 재현했다. 증기기관차 내부처럼 꾸몄고 옛 사진도 전시했다. 바닥 일부가 유리로 돼 있는데 다리 높이가 약 10m로 높진 않아 아찔한 느낌이 들진 않는다. 곳곳에 한국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다. 총탄 자국이 있는가 하면, 옛 철도와 침목을 그대로 활용해 관람시설을 꾸미기도 했다. 2층 전망대에 올라서면 임진강 전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전망대에도 바닥이 유리로 된 ‘매직 글래스’가 있다.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

인천 아라마루 

아라뱃길의 하이라이트

미국 그랜드캐니언 스카이워크를 본따 만든 인천 아라마루 스카이워크. [사진 워터웨이플러스]

미국 그랜드캐니언 스카이워크를 본따 만든 인천 아라마루 스카이워크. [사진 워터웨이플러스]

서울에서 인천까지 18㎞ 이어진 운하인 아라뱃길에서 가장 전망 좋은 곳에 스카이워크 ‘아라마루’가 있다. 인천 시천교에서 김포 쪽으로 1㎞만 가면 나온다. 자동차를 몰고 가거나 아라뱃길을 따라 산책을 즐기다가 들르면 좋다. 강화도를 제외한 인천에서 가장 높은 산인 계양산(395m) 협곡에 시설이 있다. 입장료가 없지만 시설만큼은 다른 스카이워크에 뒤지지 않는다. 아라마루는 물 위 45m 높이에 반원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안내 자료에 미국 그랜드캐니언 스카이워크를 본땄다고 적혀 있다. 45m는 우습게 볼 높이가 아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한 발 한 발 떼는 것도 겁낸다. 전체 길이 45m 중 절반 정도만 바닥이 유리로 돼 있다. 자전거도로와 수로가 시원하게 뻗은 전망이 일품이다. 아라마루 건너편에는 매화동산이 있어 봄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다. 아라마루는 밤에 찾아가도 좋다. 야간 조명시설이 제법 화려하다. 입구에 카페 겸 식당도 있다.

전국 스카이워크 8곳

강원도 춘천 소양강 스카이워크

투명한 강물 위 걷는 스릴

소양강과 북한강 합류지점에 설치된 소양스카이워크. 

소양강과 북한강 합류지점에 설치된 소양스카이워크.

춘천시 근화동 소양강변에 국민 애창곡 ‘소양강처녀’를 기리는 동상 소양강처녀상이 있다. 동상에서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강 중간에 툭 끊긴 다리처럼 생긴 전망 시설이 보인다. 2016년 7월 개장한 소양강스카이워크다. 개장 이후 2017년 2월 말까지 여행객 60만 명이 다녀갔다.
보행 구간 156m에 달하는 소양강스카이워크는 바닥과 난간을 투명 유리로 마감했다. 입장객은 유리에 손상이 덜 가게끔 신발 위에 덧신을 신고 출입해야 한다. 소양강스카이워크 시설관리팀 마득화 씨는 “물 위를 걷는 듯한 스릴감을 느끼려면 유리를 투명하게 유지·관리해야 한다”며 “투명 유리에 부착한 강화 필름을 2~3개월마다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양강스카이워크는 춘천 시민을 제외한 방문객에게 2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입장료만큼 ‘춘천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준다. 상품권은 춘천 내 택시·버스·편의점·전통시장 등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강원도 정선 병방치 스카이워크

병방치스카이워크. 한반도 지형 밤섬이 내려다보인다.

병방치스카이워크. 한반도 지형 밤섬이 내려다보인다.

강원도 정선 병방산(861m) 중턱에 병방치로 불리는 고갯마루가 있다. 1978년 도로가 뚫리기 전까지 산 아랫마을 귤암리 주민이 정선읍내로 가기 위해 넘나들던 고개다. 주민의 애환이 깃든 병방치에 2012년 6월 스릴 넘치는 레저 시설이 들어섰다. U자형 유리바닥으로 이뤄진 전망 시설 병방치스카이워크다.
병방치스카이워크는 국내 스카이워크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첩첩산중 벽촌 정선에 20~30대 여행객을 불러 모으는 역할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젊은 여행객은 아찔한 ‘인증샷’을 남기러 낭떠러지 끝 유리 바닥에 기꺼이 올라선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명성을 더했다. 아슬아슬 마음을 졸이며 유리 바닥을 걸으면, 한반도 지형을 닮은 밤섬과 굽이굽이 흐르는 동강이 발아래 펼쳐진다.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 병방치에는 높이 607m의 짚와이어(1인 4만원)도 있다. 줄에 매달린 채 밤섬 위를 가로지르며 내려간다.

충남 서천 장항스카이워크 

솔숲 걷는 신선 돼볼까

장항송림삼림욕장과 서해를 조망할 수 있는 장항스카이워크.

장항송림삼림욕장과 서해를 조망할 수 있는 장항스카이워크.

장항송림산림욕장은 서해 바다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을 막기 위해 충남 서천 장항읍 주민이 나서 조성한 소나무 방풍림이다. 50여 년 전 묘목을 심기 시작해, 현재 소나무 2만5000그루가 면적 12만㎡에 이르는 숲을 형성하고 있다. 솔향 진동하는 이 숲에 2015년 3월 장항스카이워크가 들어섰다. 2016년 33만 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나선형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높이 15m, 길이 236m의 공중 데크가 이어진다. 서천군청은 일부러 스카이워크 높이를 장항송림산림욕장의 쭉쭉 뻗은 소나무와 비등하게끔 설계했다. 서천군청 박현욱 주사는 “소나무를 올려다보며 삼림욕을 즐기던 사람들은 이제 장항스카이워크 위에서 소나무 숲을 굽어보는 재미를 누린다”고 말했다. 데크를 따라 걷다보면 솔숲을 빠져나와 서해를 마주하게 된다. 해무가 끼는 날에는 구름을 타고 솔숲 위를 걸으며 아득한 바다로 향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입장료 2000원. 서천군민 무료.

부산 서구 송도구름산책로 

바다 위를 거닐다

부산 송도구름산책로의 야경.

부산 송도구름산책로의 야경.

부산 서구 암남동에 있는 송도해수욕장은 1913년 만들어진 한국 최초의 해수욕장이다. 개장 이후 부산 최고의 휴양지로 꼽히던 송도해수욕장은 70년대부터 쇠락했다. 관광객 급증과 난개발로 백사장이 좁아졌고 80년대 들어서는 해운대와 광안리 해변에 ‘부산 최고 해수욕장’이라는 명성을 빼앗겼다. 서구는 송도해수욕장의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 2000년부터 꾸준히 정비 사업을 펼쳤다. 화룡점정은 2016년 6월에 문을 연 송도구름산책로. 오롯이 바다 위로만 이어지는 길이 365m의 다리다. 송도구름산책로는 송도해수욕장 동쪽 끝자락에서 시작해 바위섬(거북섬)을 통과한 다음 바다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인 등대 앞에서 끝난다. 송도구름산책로는 강화유리 구간 75m, 데크로드 구간 240m, 매직 그레이팅(도로 배수구에 덮는 격자 모양의 철근) 구간 50m로 구성됐다. 강화유리 구간과 매직 그레이팅 구간을 지날 땐 바닥을 통해 일렁이는 바다가 보인다. 입장료 무료.

부산 남구 오륙도 스카이워크

아찔한 절벽 위로 두둥실

높이 37m 해안 절벽에 설치된 부산 오륙도 스카이워크. 

높이 37m 해안 절벽에 설치된 부산 오륙도 스카이워크.


부산 남구 용호동에 있는 오륙도 스카이워크는 높이 37m의 해안 절벽에 만들어진 전망대다. 2013년 문을 연 오륙도 스카이워크는 개장하자마자 부산 명소로 떠올랐다. 주말 하루 평균 5000여 명이 찾는다. 절벽에서 바다 쪽으로 돌출된 U자형 다리를 놓고 바닥 전체에 강화유리를 깔았다. 오륙도 스카이워크를 걸으려면 입구에 놓인 덧신을 신어야 한다. 유리 파손을 막기 위해서다. 등산스틱이나 우산도 가져갈 수 없다. 오륙도 스카이워크 울타리까지 유리로 제작해 어느 곳 하나 시선을 가리지 않는다. 바닥 유리를 통해서는 아찔한 해안 절벽이 보이고 시선을 멀리 뻗치면 오륙도와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날이 맑으면 멀리 해운대 마천루까지 눈에 들어온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스카이워크 길이가 약 9m로 짧다는 것이다. 강풍이 불거나 눈·비가 심할 때는 출입을 막는다. 1회 입장객을 120명으로 제한해 사람이 몰리면 10~15분 대기해야할 정도로 인기다. 입장료 무료.

경남 창원 저도 스카이워크

한국판 콰이강의 다리

한국판 콰이강의 다리로 불리는 창원 저도 연륙교. 스카이워크로 재탕생했다.

한국판 콰이강의 다리로 불리는 창원 저도 연륙교. 스카이워크로 재탕생했다.

 창원 저도 스카이워크는 국내 최초의 육지와 섬을 잇는 유리 다리다. 이달 28일 개방 예정으로 기존 연륙교를 활용했다. 저도에는 연륙교가 2개다. 1987년에 준공한 옛 연륙교와 2004년 준공한 왕복 2차선 연륙교가 있다. 두번째 다리가 놓이면서 낡은 다리는 차량 통행을 막고 보행자 전용다리로 쓰기 시작했다. 영화 ‘콰이강의 다리(1957)’에 나오는 다리와 닮았다 하여 ‘한국판 콰이강의 다리’라고도 불렀다. 이 다리를 7억원을 들여 스카이워크로 변신시켰다. 입장료는 따로 없다. 170m 길이의 다리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다. 곳곳에 사랑의 자물쇠가 걸려 있다. 이 다리에서 프러포즈를 하는 창원 커플도 많다고 한다. 저도에는 비치로드라는 트레일이 있다. 이름처럼 해변을 끼고 걷는 길로, 바다 가까이에 길이 나 있으면서도 소나무숲이 우거져 있다. 용두산(202m) 정상을 다녀와도 6.5㎞ 남짓해서 걸을 만하다. 스카이워크 가는 길에는 해양드라마 세트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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