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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내 밀렵 여전히 사라지지 않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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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강찬수
강찬수 기자 중앙일보 환경전문기자
국립공원 안팎에서 수거된 밀렵도구들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 안팎에서 수거된 밀렵도구들 [국립공원관리공단]

야생 동식물의 보고(寶庫)이자 피난처인 국립공원 내에서도 밀렵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12~2016년 5년 동안 국립공원 내와 인근 지역에서 수거된 올무(올가미)·덫(창애)·뱀 그물 등 밀렵 도구가 7669개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올해 들어서도지난 22일까지 수거된 밀렵 도구도 470개였다.
2012년 이후 국립공원 안팎에서 모두 8139개가 수거된 셈이다.

국립공원에 설치된 밀렵도구인 창애(덫)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에 설치된 밀렵도구인 창애(덫) [국립공원관리공단]

밀렵 도구종류별로는 올무가 7534개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덫이 183개, 뱀 그물 32개였다.
또 그물이나 통발 등 조류나 물고기를 잡기 위한 포획도구 등 기타 밀렵 도구도 390개를 차지했다.
연도별로는 2012년 2122개에서 2013년 1661개, 2014년 1508개, 2015년 1560개, 지난해 818개 등으로 수거되는 밀렵 도구가 점차 줄고는 있으나 밀렵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고 있다.

올무에 걸린 멧돼지 [국립공원관리공단]

올무에 걸린 멧돼지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공단은 매년 겨울철 수렵 기간인 11월 20일부터 이듬해 3월 10일까지를 겨울철 야생동물 특별보호기간으로 정하고 밀렵행위 단속과 밀렵 도구 수거 등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2일 소백산 일대에서는 대구지방환경청과 영주시청 소속 공무원과 지역주민, 조류보호협회 회원 등 6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밀렵 도구 수거작업이 진행됐다.
소백산국립공원에서 진행 중인 여우 복원사업에서 이 같은 밀렵 도구가 큰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복원을 위해 소백산에 방사됐다가 창애(덫)에 걸린 여우 [국립공원관리공단]

복원을 위해 소백산에 방사됐다가 창애(덫)에 걸린 여우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에서는 2012년부터 지금까지 7차례에 걸쳐 여우 32마리를 방사했는데, 7마리(3마리 폐사, 4마리 부상)가 불법 사냥도구에 희생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최종관 자원보전처장은 "여우 등 야생동물은 국립공원 내에서만 머물지 않기 때문에 공원 인근 지역까지 밀렵 도구를 찾아 적극적으로 제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무에 걸린 노루를 구조하는 모습 [ [국립공원관리공단]

올무에 걸린 노루를 구조하는 모습 [ [국립공원관리공단]

한편 국립공원 내에서 밀렵 행위를 할 경우 자연공원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의 처벌을 받게 된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