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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헬스케어 기업에 돈 보따리 푼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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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0호 18면

바뀌는 해외 국부펀드 쇼핑 바구니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큰손인 국부 펀드의 투자처가 바뀌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인구 고령화 등 사회 구조적인 이슈가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자 자원 개발 등 기존 분야에서 관련 산업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우선 인공지능(AI)·로봇기술 등 차세대 산업혁명을 이끌 신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AI 등 신기술이 빠르게 발전하자 세계적인 국부펀드가 잇따라 관련 산업에 투자하거나 IT기업과 손잡고 기술투자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국과 싱가포르의 최대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테마섹이 세계적인 반도체회사 ARM과 공동으로 8억 달러(9000억원) 규모의 혁신펀드를 만들었다. ARM이 전 세계에 확보한 산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AI·사물인터넷(IoT) 등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게 목표다. 반대로 손정희 소프트뱅크 회장이 첨단기술을 개발하는 세계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만든 ‘비전펀드’엔 중동 국부펀드들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아부다비 국부펀드인 무바달라개발회사가 1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고, 카타르 국부펀드도 펀드 출자를 검토 중이다. 애플·퀄컴 등 세계적인 IT기업도 투자에 나섰다. 이 펀드의 전체 투자 규모만 1000억 달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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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싱가포르 투자청은 물류 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의 발달로 온라인 쇼핑이 늘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수년 전부터 물류 관련 기업에 투자했고 지난해엔 유럽 물류 창고를 약 27억 달러에 인수했다.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 현상으로 헬스케어 산업도 인기를 끌고 있다. 테마섹은 지난해 10월 미국 헬스케어 업체인 컬럼비아퍼시픽과 손잡고 조인트벤처를 세웠다.투자 금액은 2억5000만 달러다. 컬럼비아퍼시픽은 이미 중국에서 병원·노인요양원 등을 운영하고 있다. 테마섹은 이번 투자로 중국 헬스케어 사업 운영권의 절반을 갖는다. 이뿐 아니다. 유안타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테마섹은 올 초 알파벳의 생명과학 분야 자회사인 베릴리(옛 구글 라이프사이언스)에 8억 달러를 투자했다. 2015년 세워진 베릴리는 당뇨 등 다양한 치료제를 개발하는 곳이다.

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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