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신입생 환영회 준비 과정에서 발생한 성추행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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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학교 학생회 모임의 신입생 환영회 준비 과정에서 성추행 사고가 발생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자는 학생회 간부로부터 피해 사실을 공론화하지 말라는 압박을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지난 21일 대학 정보 커뮤니티인 ‘텐덤’ 페이스북에 K대 의 한 학생 가족이 학내에서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피해자의 가족이 SNS에 올린 글. [사진제공=애드캠퍼스]

피해자의 가족이 SNS에 올린 글. [사진제공=애드캠퍼스]

피해자 A씨의 언니라고 밝힌 제보자는 “동생이 단과대 학생회 새내기 기획단 모임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며 “피의자가 뒤에서 손을 뻗어 가슴을 주물렀고, 동생은 놀라서 그 자리에서 도망 나왔다”고 전했다.

제보자는 이 대학의 익명 페이스북 페이지인 대나무숲에 내용을 전달했지만 관리자가 예민한 사안이라며 사연을 올려주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익명 페이지 관리자가 단과대 학생회 간부에게 제보자 신상을 노출시켰다”고 주장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글을 쓴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학생회 간부가 동생에게 전화해 “너한테 2차 피해가 갈 수도 있는데 게시물을 꼭 올려야겠느냐. 작년에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게시물 올렸던 학우는 자퇴했다”며 공론화하지 말 것을 종용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 학교 대나무숲 관리자는 “제보자의 신상정보를 노출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관리자는 “대숲지기라 한들 제보자의 신상은 알 수 없다”며 “관련 제보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해당 단과대 재학생인 전 관리자에게 전달했고, 전 관리자가 이를 상경대 학생회에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단과대 학생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알고 있었고, 피해자의 신상도 파악하고 있었다고 한다”며 신상정보 유출 의혹을 부인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해 2, 3월에도 학과 행사에서 학생들에 의한 성추행 논란이 벌어져 가해 학생 일부가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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