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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2인자에 황각규 사장 … 롯데 ‘뉴 신동빈 체제’ 출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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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황각규 사장의 그룹 2인자 등극과 세대 교체. 롯데그룹이 21일 조직개편과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보여준 ‘신동빈 체제’는 이렇게 요약된다. 롯데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취임(2011년)한 후에도 신격호 총괄회장이 경영과 인사에 참여해왔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는 신 회장이 주도한 첫 대규모 인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쇄신안 발표 후 첫 정기 임원인사 #정책본부 규모 축소, BU 체제 전환 #계열사 신임 대표엔 50대 대거 승진 #외형 확대보다 질적 성장에 초점

이날 롯데그룹에 따르면 조직개편의 방향은 크게 2가지다. 우선 지난해 10월 발표한 쇄신안에 따라 그룹의 컨트롤타워, 정책본부를 경영혁신실과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위원회로 나눠 규모를 30%(200명→140명) 줄인다. 또 유통·화학·식품·호텔 및 기타 등 4개 분야 계열사를 묶어서 BU(Business Unit)로 재편한다는 것이다. 경영혁신실 수장과 BU장 자리가 신동빈 체제의 핵심 요직인 셈이다.

황각규 경영혁신실장

황각규 경영혁신실장

우선 정책본부 운영실장이던 황각규(62) 사장은 경영혁신실장에 선임됐다. 경영혁신실은 4개 팀(가치경영팀·재무혁신팀·커뮤니케이션팀·HR혁신팀)으로 구성돼 인사와 재무 등 굵직한 핵심 업무를 소화한다. 정책본부에서 나뉘어진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는 법무와 감사 기능만 수행하고, 위원장 역시 외부 인사 몫이다. 그만큼 경영혁신실장에게 힘이 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황 사장은 인사 전부터 중용이 예상된 신 회장의 핵심 측근이다. 1979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으로 입사했으며, 90년 신 회장이 경영수업을 받기 위해 이 회사 상무로 오면서 인연을 맺었다. 당시 한국어에 서툴렀던 신 회장에게 일본어로 보고를 한 일화로 잘 알려져있다. 95년부터 신규 사업과 인수·합병(M&A), 해외사업 등을 맡아왔다. 최근에는 옴니채널 구축과 인공지능(AI)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소진세 사회공헌위원장

소진세 사회공헌위원장

소진세(67)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은 사회공헌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사회공헌위원회는 지난해 5월 신 회장이 위원장에 오르며 신설된 조직. 외부위원을 비롯해 7명으로 구성됐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인력이 사무국에 배치됐다. 소 사장은 77년 롯데쇼핑에 입사해 롯데슈퍼·코리아세븐 사장 등을 지냈다. 2014년 롯데슈퍼 대외업무 총괄사장으로 보직이 바뀌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같은해 8월 정책본부에 합류해 그룹의 대외협력·홍보 업무를 총괄했다.

허수영 화학BU장

허수영 화학BU장

4개 BU장은 롯데 주력계열사 대표들이 선임됐다. 화학BU장은 롯데케미칼 허수영(66) 사장, 식품 BU장은 롯데칠성음료 이재혁(63) 사장이 각각 맡는다. 유통과 호텔 및 서비스 BU장은 22일, 23일 이사회를 통해 각각 확정될 예정이다.

유통BU장으로는 이원준(61) 롯데쇼핑 대표, 호텔 및 서비스 BU장으로는 송용덕(62) 롯데호텔 대표가 내정됐다. BU장 승진으로 생긴 계열사 대표 자리는 내부 승진으로 채워졌다. 한 단계씩 젊어지는 세대교체 형식이다.

이재혁 식품BU장

이재혁 식품BU장

또 신임 대표에 내정된 인물들은 신 회장이 평소 강조하는 “다양한 경력과 해외경험을 갖춘 CEO” 기조에 맞는 인물들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롯데케미칼 대표에는 김교현(60) 말레이시아 롯데케미칼 타이탄 대표가, 롯데정밀화학 대표로는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가스화학 프로젝트를 이끈 이홍열(60) 부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50대 젊은 대표들이 전진 배치된 것도 특징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음료와 주류 부문을 분리해 음료BG대표에는 이영구(55) 음료영업본부장이, 주료 BG대표에는 이종훈(55) 주류영업본부장을 선임했다. 또 롯데홈쇼핑 새 대표에는 이완신(57) 롯데백화점 전무가, 롯데로지스틱스는 박찬복(56) 경영관리·유통물류부문장이 신임대표를 맡게 됐다. 여성 중에서는 디자인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아온 롯데칠성음료의 진은선 상무보, 롯데제과의 파키스탄 콜손(Kolson) 법인장인 압둘 라티프 상무가 임원으로 승진했다. 라티프 상무는 콜손 인수 이후 법인장으로 계속 근무하며 꾸준히 매출과 이익을 개선하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외형확대 보다는 질적성장과 도덕성과 준법경영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신 회장의 구상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롯데 정기 임원인사

◆롯데케미칼 ▶부사장 정순효 ▶전무 모영문 전명진 ▶상무 허광식 강을구 강경보 임동희 ▶상무보A 이준길 이종규 황대식 김성기 김우찬 박세일 김진엽 선우기병 김윤석 김규종 황민재 ▶상무보B 정병찬 박성필 조성범 하재영 최영광 박경선 김응철 최창휴 김성권 한경조 김길태

◆롯데제과 ▶전무 노맹고 ▶상무 최명림 추광식 류광우 백광현 압둘 라티프(Abdul Latif) ▶상무보A 김용우 배성우 이민호 ▶상무보B 정동식 권영덕 김진석 김대균

◆롯데푸드 ▶상무 김용기 ▶상무보A 이경석 신재영 ▶상무보B 박재찬 최인태

◆롯데복지장학재단 ▶전무 이정욱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상무 윤중원 ▶상무보A 박정우 ▶상무보B 박영준

◆롯데홈쇼핑 ▶상무 김종영 최경인 ▶상무보A 김재겸 ▶상무보B 오갑렬

◆롯데로지스틱스 ▶상무 박영진 ▶상무보B 서병곤

◆롯데정밀화학 ▶상무 임승택 ▶상무보A 배성실 ▶상무보B 서정열 정재웅 김도윤

◆롯데칠성음료 ▶상무 김태현 장학영 신중희 ▶상무보A 이동진 박윤기 박재남 ▶상무보B 조확주 김광석 이양수 진은선 안유명 윤병일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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