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해' 동영상에 발끈

중앙일보

입력

한국 정부가 동해 홍보 동영상을 발표한 데 대해 일본 정부가 크게 반발했다. 소녀상·독도 문제로 경색된 한·일 관계가 더욱 악화될 조짐이다.

외교부, 홈피에 5분 20초 동영상 올려 #일본 외무성 "일본해가 유일 표기" #

일본 공영방송 NHK는 “한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동해(East Sea)’를 주제로 한 동영상이 게재된 데 대해 일본 정부가 항의했다”고 21일 전했다. 일본 외무성은 “‘일본해’는 국제적으로 확립된 유일한 명칭으로 (한국 측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외교부는 동해 명칭의 국제적 확산을 위해 한국어와 영어 버전 홍보 동영상을 만들어 외교부 홈페이지에 올렸다. 5분 20초 분량의 동영상은 <삼국사기>와 마르코 폴로의 여행지도 등 여러 자료들을 토대로 동해·일본해 병기를 주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영상에선 바다 명칭을 정하는 국제수로기구(IHO)가 “인접국 간 명칭 합의가 어려울 경우 각국 지명을 모두 표기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오는 4월에 열리는 IHO 총회에 앞서 일본해 단독 표기의 부당성을 강조하는 행보인 것이다.

외교부는 앞으로 일본어·중국어 등 12개국 언어로 동영상 버전을 늘릴 방침이어서 이를 둘러싼 양국 간 국제전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14일 일본 정부는 우리의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소학교와 중학교 교사들이 독도를 ‘일본땅’으로 가르치도록 학습지도요령 개정안을 내놨다.

지난해 연말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 문제로 일본 정부가 주한 일본대사를 일시 귀국시킨 상황에서 악재가 계속 쏟아지는 셈이다. NHK는 “지난주 독일에서 양국 외교장관이 만나 관계 개선을 위한 타개책을 모색한 가운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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