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 귀국...한국축구 운명을 건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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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대표팀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 여부를 운명을 건 승부를 시작한다. 전쟁을 이끌 '장군' 울리 슈틸리케(독일) 감독이 복귀하면서 본격적인 전투 준비에 돌입한다.

다음달 23일 중국전이 분수령...'총동원령' 예고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12월21일 독일로 건너간 이후 두 달 간의 휴가를 마치고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다음달 23일 중국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 6차전과 28일에 열리는 시리아와의 홈 7차전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월드컵 본선행과 관련해 승점 여유는 없다. 슈틸리케호는 앞선 5차례의 최종예선 경기에서 3승1무1패를 기록해 승점 10점으로 A조 2위에 올랐다. 이란(11점)을 한 점 차로 쫓고 있고 3위 우즈베키스탄(9점)에 두 점 앞섰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최종예선 남은 5경기에서 축구대표팀이 자력으로 월드컵 본선행을 결정지을 수 있는 마지노선을 '승점 11점 이상'으로 보고 있다. 3승2무 또는 4승1패를 거둬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슈틸리케 감독은 인천공항에서 열린 귀국 인터뷰에서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르기 전에 본선행을 확정 짓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아울러 "매 경기 승점 3점을 목표로 준비할 것"이라는 각오도 함께 밝혔다.

"지난 2년간 대표팀을 이끌며 많은 선수들을 만났고 테스트했다. 전체적으로 우리 선수들이 보여준 경쟁력에 만족한다"고 밝힌 그는 "중국과의 5차전이 원정경기라 어렵지만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가오홍보 전 감독이 물러나고 마르첼로 리피(이탈리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중국에 대해 "선수 구성 변화 만큼이나 경기 방식도 달라졌다. 더욱 과감하고 저돌적인 팀이 됐다. 전방압박도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제껏 치른 경기 중에서 손쉬운 승리는 없었다. 이번에도 힘든 여정이 예상되지만 세밀하게 준비하겠다"고 했다.

주축 멤버들의 공백은 중국전의 악재다. 손흥민(토트넘)이 경고 누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에 기성용(스완지시티)은 무릎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은 발목을 각각 다쳤다. 중국전에 앞서 재활을 마무리하더라도 경기 감각을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상당한 선수들에 대해 아쉬워하는 것보다는 지금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을 믿고 최대한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번 2연전에 소집된 선수들도 좋은 모습을 보일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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