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포크볼서 너클볼까지 시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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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레인저스의 박찬호(31)가 반 포크볼에 이어 너클볼까지 새롭게 장착하고 재기에 나설 것인가.

스프링캠프 이틀째인 22일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서 첫 불펜투구를 한 박찬호가 너클볼 그립을 잡고 있는 것이 카메라 렌즈에 잡혀 AP 통신을 통해 한국 팬들에게 알려졌다. 이후 이에 대한 팬들의 궁금증이 폭증하고 있다.

일부 팬들은 물론 전문가들까지 '박찬호가 허리 부상에서 겨우 회복해 일단 볼 스피드 회복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반 포크볼부터 너클볼까지 다양한 변화구를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박찬호 측은 특히 구질 개발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다른 구단이나 상대 타자들에게 정보가 흘러 들어가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너클볼은 보스턴 레드삭스의 팀 웨이크필드(38)가 주무기로 사용하고 있는 구종이다. 투구 스피드는 빠르지 않지만 공의 변화가 심해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 데 효과적이다. 투수들이 구사하고 있는 여러 가지 변화구 중에서도 특히 공의 변화가 심해 투구 스피드가 떨어진 노장 투수들이 새로운 무기로 장착하는 구질이다.

지난 22일 박찬호가 너클볼을 던진 것은 일단 시험적인 투구로 보인다. LA 다저스 시절부터 너클 커브를 장난 삼아 던지는 등 관심을 보여 왔다. 그러나 지난 겨울 재기를 위한 혹독한 훈련을 하면서 새로운 구질 개발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 분명한 박찬호다.

박찬호가 아래 위로 떨어지는 새 변화구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2년 텍사스로 팀을 옮기고 나서부터이다. 박찬호는 텍사스 이적 시점을 전후해 허리 부상이 생겼고 직구의 위력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라부, 사사키 등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 투수들이 주무기로 쓰고 있던 반포크볼에 주목한 것도 바로 이 시점이다. 박찬호는 이들로부터 직간접적으로 반포크볼을 배웠고 실제 경기에서 적지만 구사까지 했다.

올 시즌 박찬호가 반포크볼을 실전에 활용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동안 조용히 익혀 온 반포크볼이 실전투입 가능한 수준에 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클볼은 가능성이 희박하다.

허리 부상을 경험했고 이미 서른을 넘긴 박찬호가 변화구를 앞세운 변신을 시도할 것인지 주목된다.

강희수 일간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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