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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정남 피살]김정남 암살, 북 내부 '충성경쟁' 가능성에 무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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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사진 중앙포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지난 13일 오전 9시경 피살된 것과 관련, 이번 암살은 북한 내부의 김정은에 대한 과도한 충성경쟁이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에 거주 중인 북한 전문가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15일 미국의 소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정은의 직접 지시 가능성을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김정은이 직접 지시했을 수도 있다"라면서도 "북한에도 과잉 충성분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김정은의 의중을 읽고 '그렇게 하는 것이 충성하는 것이다'라고 판단하고 실행에 옮겼을 가능성으로 분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안 소장은 "김정은이 올해로 집권 만 5년째가 된다"며 "북한이 꺾어지는 해, 정주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구상에서 김정남이 걸림돌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정남과 150통 이상의 이메일을 주고받고 두 차례 인터뷰해 책을 출간했던 고미 요지(五味洋治) 도쿄신문 편집위원도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남이 피살된 이유로 김정은 측근들의 충성경쟁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고미 요지 기자는 "측근에 있는 사람들이 충성 경쟁을 해서 과격한 행동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라며 "여러 간부들이 숙청되거나 해임되는 일이 계속 생기지 않았나. 김정남도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니까, 측근 사람들이 무서워서 김정남을 제거하자고 결정해서 (살해)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고미 요지 기자는 김정남이 평소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고미 요지 기자는 "자기 아들 한솔씨가 프랑스의 대학에 다니니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당분간 인터뷰는 안할 거라는 말을 다른 사람을 통해 들었다"라며 "지난 5년간 계속 연락을 했는데, 연결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정남의 시신은 말레이시아 현지의 푸트라자야 병원에서 이날 부검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 북한 대사관에서 김정남의 시신을 인도해달라고 요청해 부검 이후 인도될 것으로 전해졌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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