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 살인자라도 존경 … ” 발언 또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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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친러 성향을 보여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미국도 살인자 많다” 러시아 옹호
WSJ “대통령이 나라 깎아내렸다”

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의 앵커 빌 오릴리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푸틴을 존경한다. 러시아와 잘 지내는 편이 낫다”고 답했다. 오릴리가 “푸틴 대통령은 살인자다”라고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살인자는 미국에도 많다. 미국이 아주 결백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이 한 짓을 봐라. 우리도 실수를 많이 저질렀다”며 “나는 이라크 전쟁을 처음부터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푸틴 대통령에 비교하면서 러시아 정부를 옹호한 것이다. 오릴리가 “이라크 전쟁은 실수였다”며 미국을 변호하고 나섰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릴리의 말을 끊으며 “실수를 많이 저질렀고 사람도 많이 죽었다. 그러니 살인자도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대해 미국이 그동안 자부해온 미국적 가치를 훼손시킨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러시아와 도덕적으로 같은 수준의 국가로 만들었다”며 “역사상 어느 대통령도 자기 나라를 이처럼 깎아내린 적은 없었다”고 평했다.

이날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CNN 인터뷰에서 “푸틴은 깡패”라며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고 우크라이나를 침략했으며 우리 선거에 개입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행동 방식에 비슷한 점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벤 새스 공화당 상원의원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자유국가인 미국과 푸틴 일당이 장악한 러시아는 유사점이 없다”며 반박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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