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 된 아들과 같이 숨진 20대 여성, 가정폭력으로 스스로 목숨 끊어

중앙일보

입력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20대 여성과 생후 100일 된 아들이 숨진 채로 발견됐다.

6일 서울 중랑경찰서에 따르면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랑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A(27)씨와 생후 100일된 아들이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A씨 유서가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서에 따르면 숨진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사망하기 6일 전까지 남편으로부터 수차례 구타를 당했다.

경찰은 A씨를 폭행한 혐의로 남편 B(28)씨를 지난해 8월과 지난달 24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남편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3차례 경찰에 신고했다. 주로 자녀양육과 경제권 문제, 성격 차이로 인한 폭행이었다고 경찰은 밝혀냈다. 하지만 A씨는 매번 남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 B씨는 처벌을 면해왔다.

A씨는 설 연휴인 지난달 30일 오후 친정집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 옆에는 생후 100일된 아들이 목 부위 손 눌림으로 질식사한채 발견됐다.

경찰은 영아까지 사망한 사건인 만큼 남편을 포함한 유가족 등을 상대로 그동안 이어진 가정폭력이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를 수사할 방침이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