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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같은 어른들"…남자친구를 사고로 떠나보낸 여대생의 글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사진 페이스북 페이지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캡처]

[사진 페이스북 페이지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캡처]

한 고려대학교 학생이 쓴 글이 네티즌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1일 페이스북 페이지 고려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사랑하는 남자친구를 떠나보냈다"는 말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대나무숲'은 바깥에서는 쉽게 하기 힘든 이야기를 익명으로 올리는 대학생들의 소통 창구다.

익명의 글쓴이는 "17살부터 21살이 된 올해까지 남자친구를 만났다"며 "1월에 교통사고가 발생해 남자친구는 중환자실에서 3일 동안 있다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남자친구와의 첫 만남도 회상했다. 글쓴이는 "(남자친구와 나는) 횟집 아르바이트에서 처음으로 만났다"며 "'우리 사귈까?'라는 꿈에 그리던 고백을 받고 사귀게 됐다"고 적었다.

글쓴이는 "쌍꺼풀 수술을 해 눈이 부운 나를 보면서도 '쌍꺼풀이 없어도 사랑스러운 눈이었는데'라며 장난을 치던 남자친구"라며 그와의 추억도 돌이켰다.

그는 "남자친구가 중환자실에 있는 3일 동안 고작 30분 보았다"며 "겁이 나서 장례식은 가지 못했다"고 했다. 글쓴이는 지금까지 남자친구가 잠들어 있는 곳도 가보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남자친구의 죽음이 무서울 뿐"이라며 "잘 보내주는 것도 사랑에 있어 필요한 것이라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절대 억지여선 안 된다"고 자신의 생각을 소신껏 말했다.

그는 "몇몇 어른들이 결혼한 것도 아니고 학창시절 고작 3년을 만나놓고 이렇게까지 힘들어하냐고 묻지만 어린 것들이 정말 사랑을 모르겠느냐"며 "바보 같은 어른들"이라는 말로 글을 끝맺었다.

이 글은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됐고, 3만2천이 넘는 '좋아요'를 기록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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