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 엉터리로 했다"…병원 협박해 돈 뜯어낸 중국인 관광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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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지역 유명 성형외과에서 시술을 받은 후 부작용이 생겼다고 트집을 잡아 수천만원을 뜯어낸 중국인 관광객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공갈ㆍ업무방해ㆍ명예훼손ㆍ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L(30)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L씨는 지난해 11월부터 한 달간 강남ㆍ서초 일대 성형외과 3곳에서 필러 시술 등을 정상적으로 받은 후 부작용이 생겼다고 주장해 1000여 만원을 환불받고 위로금 명목으로 2000여만원을 추가로 요구했다. L씨는 환불에 응하지 않는 병원을 찾아가 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거나 한국관광공사에 민원을 제기하는 범행수법을 주로 사용했다. 허위광고, 의료사고, 통역절차 문제 등의 민원을 한국관광공사에 제기하면 매출 타격을 우려한 병원 측이 순순히 합의금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30일에는 서초구 G성형외과에서 필러 시술을 받고 마취에서 깨어나자마자 “마취를 엉터리로 해 시술 도중 통증이 심했다”며 수술실 침대를 망가뜨리고 간호사를 폭행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인을 상대로 성형시 술을 하는 병원이라면 가급적 의료전문통역인을 고용하는 것이 좋다”며 “의사협회에 피해사례 자료를 제공해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김민관 기자kim.mink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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