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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훨 난 정유업계 ‘깜짝 성과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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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SK이노베이션 직원 조모(35)씨는 설 연휴 직전 성과급으로 3000만원 가량을 받았다. 지난해 회사 실적이 워낙 좋아서다. 지난해 실적만 못했던 2011년에도 기본급의 1000%(격려금 포함)를 성과급으로 받았다. 조씨는 “삼성전자도 실적 좋은 반도체 사업부문 임직원에게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줬다. 성과급으로 차나 한 대 뽑으려 한다”고 말했다.

SK이노, 연봉의 50% 성과급 지급
에쓰오일도 최소 작년 수준 될 듯
삼성서 ‘이적’ 한화토탈 역대 최대

이달 초 지난해 실적 발표를 앞둔 정유업계가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 SK이노베이션은 설 연휴 직전 성과급을 지급했고, 다른 업체들도 지급을 앞두고 있다. 정유업계와 증권사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지난해 영업이익 8조원을 넘긴 것으로 분석됐다. 이전까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2011년(영업이익 6조 8000억원)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이 각 사마다 전년 동기 대비 3~4배씩 뛰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정제 마진, 환율이 크게 올라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사상 최대 실적에 따라 직원들도 두둑한 보너스를 누리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설 연휴 직전 성과급으로 연봉의 50% 가량을 지급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9월 격려금 명목으로 기본급의 200%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같은해 11월엔 임금협상 타결 격려금으로 100%, 12월엔 성과급 300%를 각각 지급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4분기 실적이 좋아 성과급이 또 나올 것이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 성과급(기본급의 800%)을 내다본다. 성과급 대신 고정급여 80%와 실적에 따른 변동급여 20%를 지급하는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변동급여 20%가 지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2014년 적자를 냈을 때 연봉의 10%를 반납하는 등 ‘혹한기’를 보낸 적도 있다. 실적 보상 차원에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 계열사였다가 2015년과 2016년 각각 한화·롯데에 인수된 한화토탈·롯데첨단소재 임직원도 역대 최대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 한화토탈은 이달 초 연봉의 50%+월 기본급 100% 규모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롯데첨단소재는 설 연휴 직전 연봉 25%+월 기본급 10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두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각각 1조4000억원, 3000억원대로 추산된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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