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이민 행정명령 거부한 법무장관대행에 "너 해고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뉴욕타임즈 캡처

최근 반(反)이민 성향의 ‘국경장벽(border wall)’ 행정명령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자신의 행정명령을 반대한 샐리 예이츠(Sally yates) 법무장관 권한대행을 경질했다.

뉴욕타임즈 등 미국 언론은 이날 백악관이 성명을 내고 “미국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법적 지시 시행을 거부해 법무부를 배반했다”며 예이츠 권한대행을 경질했다고 보도했다. 예이츠 권한대행은 앞서 법무부 직원들에게 서신을 보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대해 “내가 장관 대행으로 있는 한, (이 행정명령을 변호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한, 법무부는 이 명령을 방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법무부의 엄숙한 의무인 '정의를 찾고, 옳은 편에 서는 것'을 법정에서도 지키는 게 내 책임”이라며 “현재로서는 (트럼프의) 행정명령이 합법적이라 생각되지 않으며 이를 변호하는 것 또한 내 책임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서신은 예이츠 권한대행이 미국내 무슬림 단체들이 이번 행정명령에 항의하며 소송을 하려 하자 법무부가 연방 정부를 대신해 소송을 참여해야 하는데 그에 대한 반대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시리아 등 7개 국가 국적 시민의 미국 입국 및 비자 발급을 금지한 행정명령을 내렸고, 미국 내 무슬림 단체들이 항의하며 소송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예이츠 대행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된 자로 트럼프 정부 출범 후 첫 법무장관인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지명자가 청문회를 통과해 공식 취임할 때까지 그 업무를 대행하는 역할을 맡아 왔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