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 "워킹맘 차별 작살내겠습니다"…'SNS민원실' 운영

중앙일보

입력

“디자이너 3년이면 친구도 애인도 없다는 웃픈 이야기…디자인·광고업계의 당연하듯 이어지는 무보수 야근 좀 해결해 주세요.”

지난 23일 이재명(52) 경기도 성남시장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이다. 이 시장은 23일 대선 출마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 등 SNS에 ‘열정페이 여러분과 함께 작살 내겠습니다’라는 코너를 마련, 피해 사례를 접수받았다.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열정페이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돈을 적게 줘도 그 일을 한다’라는 전제 아래 재능 있는 청년들에게 열정을 구실로 무임금 혹은 아주 적은 임금을 주면서 헌신을 강요하며 청년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행태를 말한다. 실제 이날 하루에만 500여 건의 피해사례가 접수됐다.

‘21살 때부터 제과제빵업에서 6년을 일했는데 오전 4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에 한 달 급여 120만원, 주5일제는 꿈같은 일’, ‘출근체크 없는 회사, 매일 12시간 일하는데 연차수당 받을 때 영수증 받으려면 서울 본사로 오라는 회사’ 등이 올라왔다.

사정이 이렇자 이 시장은 25일 오전 “워킹맘 직장 내 차별도 작살 내겠습니다”라며 워킹맘 피해사례도 접수 받기로 했다. ‘열정페이’에 이어 ‘워킹맘’ 피해사례 수집 등을 위한 ‘SNS 민원실’을 개설해 20∼30대 청년과 주부층 공략에 나선 것이다.

이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SNS에 접수된 열정페이 피해사례를 새벽까지 읽고 또 읽었다”며 “정말 마음이 아프고 먹먹했는데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아내가 워킹맘도 힘겹게 하루 하루 버티고 있으니 ‘워킹맘 직장 내 차별’도 작살 내 달라고 부탁했다”고 적었다.

이어 “직장 내에서 엄마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부조리하다고 생각되는 직장 내 워킹맘 차별 사례를 말씀해 달라”며 “무엇이든 좋다. 전부 읽고 대책을 세우겠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이 낳고 키우며 지속적으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대한민국 우리가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도 했다.

신청받은 피해 사례들은 현재 이 시장의 정책 싱크탱크인 ‘공정포럼’ 전문가 그룹에서 대책 등 정책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성남=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