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리베이트' 경찰 연루 의혹…병원장 목숨 끊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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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광역시 한 의약품 도매업체가 남품을 대가로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과정에 병원장이 목숨을 끊고 경찰관들까지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광주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3일 "의약품 도매업체 A사가 광주와 전남 지역 8개 병원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를 준 혐의가 포착돼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8월 "A사가 모 병원에 15억원을 의약품 납품 대가로 줬다"는 익명의 제보를 바탕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내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담당 수사관은 4개월간 내사 후 "별다른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경찰은 담당 수사관을 교체해가며 수사를 진행했다. 이어 최근 A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리베이트 다이어리를 발견했다. 여기에는 A사 측이 이번 사건 내사를 맡았던 수사관은 물론 경찰 간부 등 복수의 경찰관들과 식사한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수사 과정인 지난 8일 광주 지역 한 병원장이 목숨을 끊는 일도 벌어졌다.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 병원의 병원장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당시 수사 책임자인 경찰 간부와 A사 대표가 친구 사이어서 초기 내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가 수사팀의 내부 알력 다툼으로 인해 다시 수사가 진행됐다"는 말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는 물론 (경찰 등) 공무원과의 유착 의혹, 병원장의 자살 경위까지 모두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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