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8000억원 탁신 태국 총리 돈방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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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신 친나왓(57.사진) 태국 총리 가족이 보유 기업 주식을 팔아 돈방석에 앉았다. 태국 최대 재벌인 친그룹 소유주인 탁신 일가는 23일 친그룹 지분 49.6%를 싱가포르 국영투자회사인 테마섹 홀딩스에 매각해 약 1조8000억원을 손에 쥐게 된다고 방콕 포스트가 24일 보도했다.

탁신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내가 정치에만 전념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아들.딸과 함께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탁신은 2001년 집권 이후 집무 수행과 개인의 경제적 이해가 상충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미국 포브스지가 추산한 그의 재산은 19억 달러. 친그룹은 이동통신회사, 위성통신업체, 민영방송, 인터넷 서비스, 전화 안내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여러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탁신은 1973년 태국 경찰대를 졸업한 뒤 10여 년간 경찰로 일하다 80년대 작은 컴퓨터 회사로 사업을 시작해 거대한 통신그룹으로 키웠다. 외무장관을 거쳐 2001년 총리에 취임했다. 취임 당시 법에 따라 소유 주식을 모두 정리해야 했던 탁신 부부는 친그룹 주식을 자녀들과 처남에게 양도했었다.

탁신의 지분 매각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방콕의 한 교수는 "앞으로 상당기간 진짜 매각 동기가 무엇인지에 관해 논란이 있을 것이며, 분명한 것은 그가 최고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시점에 팔았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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