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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반기문과 30분 비공개 회동…"한국 위해 일해달라"

중앙일보

입력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19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에게 “대한민국을 위해 일해달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강남 테헤란로에 있는 MB 사무실을 찾아가 예방했다. 반 전 총장이 MB 사무실에 도착하자 정장차림에 넥타이를 멘 MB는 박수를 치고 팔을 벌리며 “어서오세요”라는 인사를 건넸다. 악수를 하며 포토타임을 가진 뒤 두 사람은 약 30분간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동에 대해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반 전 총장의 유엔 10년 활동에 대해 주로 듣는 자리였다. MB는 반 전 총장에게 ‘지난 10년간 어렵고 가난한 사람을 위해 봉사해왔다. 그런 경험을 살려 대한민국을 위해 일해달라’고 부탁했다”며 “두 사람이 파리협정과 같은 기후 변화에 대해 일치된 의견을 갖고 있어 긴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에 대해 “대통령이 재임 중 녹색성장 정책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해 오신 점을 잘 알고 있다. 감사드린다”고 답변했다고 반 전 총장측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김 전 수석은 이날 회동의 의미에 대해 “정치적 이야기는 없었다. 총장의 10년 노고에 대해 평가하고 치하하는 자리”라고 설명했지만, 반 전 총장 대선 출마를 위한 측근으로 MB측 인사가 포진되면서 이 전 대통령이 반 전 총장을 지원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 전 수석은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현실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을 (MB가) 평소에 갖고 있다”며 “그런 입장에서 대화에 응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MB가) '도움'이라는 말을 말한 적 없다”며 “반 전 총장이 열심히 하는 것은 마음속으로야...(응원할 것)”라고 설명했다.

최근 탄핵 정국 등에 대한 대화가 없었는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김 전 수석은 “대통령은 (현 시국에 대한) 언급을 삼가고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회동이 끝난 후 반 전 총장이 사무실을 떠나려 하자 MB는 한 손으로 악수를 건네고 또 다른 한 손으로는 반 전 총장의 팔을 다독이며 “화이팅”이라고 외쳤다. 이에 반 전 총장은 “감사합니다”라고 답변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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