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총구를 돌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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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40대 주자로 당 의장 선거에 나선 김부겸 의원은 "정동영 고문은 (비판의)총구를 밖으로 돌려야 한다고 하지만, 당의 잘못과 부족한 면부터 철저한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안을 바라보며 고민해야지, 왜 바깥에서 해법을 찾으려 하는가라는 지적이다.

초선의 조경태 의원은 두 후보를 겨냥한 듯 "대의원에게 자유투표를 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내 말을 듣고 찔리는 쪽이 있다면 (줄 서기 강요를) 자제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이렇게 어느 한쪽을 택하도록 요구받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내가 출마하는 게 마음이 편했을 뻔했다"고 불평한다.

무엇보다 정책 선거전이 되고 있지 않은 점이 아쉽다. 선거전에 뛰어 든 김영춘 의원은 "국민의 지지를 받는 당으로 세우는 해법을 제시해야 하는데 당권 도전이라는 목전의 이익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실천 전략의 부재를 비판했다.

열린우리당은 집권당이다. 당연히 당내 지도력을 확보하는 전략에는 최대 현안이라는 '양극화 현상'을 해결할 정책과 대안까지 전면에 포함돼야 한다. 문제와 반성, 대안을 모색하는 목소리는 잦아들고 예전 정치판의 세 가르기만을 반복하는 듯한 여당의 당권 경쟁 현장이 아쉽다.

채병건 정치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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