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바른정당, 표창원의 정년 65세 발언 맹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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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장관, 국회의원 등 선출직과 정무직의 모든 공직자에게 65세 정년을 도입하자”는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의 주장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표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년 이후 정치나 공직 경험자가 ‘어른’으로 일선에서 물러나 계셔야 극한 대립이나 갈등을 이해관계에서 자유롭게 중재하고 지도하고 충고하고 조정할 수 있다”며 “이때 비로소 나라가 안정된다”고 썼다.

지난 16일 표창원 의원의 페이스북 글 [사진 표창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지난 16일 표창원 의원의 페이스북 글 [사진 표창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17일 새누리당 김성원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표 의원의 말은 인륜을 파괴하는 배은망덕한 극언”이라며 “막말의 대명사 표 의원은 어르신 폄하 발언에 대해 대국민 사죄를 하고 의원직 사퇴로 속죄하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에게 ‘효(孝)’란 표를 얻기 위한 정치쇼 도구일 뿐이란 사실이 확인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기억에 선한 ‘노인 분들은 투표 안 하고 집에서 쉬셔도 된다’, ‘연세가 들면 판단력이 떨어져 쉬게 해야 한다’, ‘노인네들이 시청에서 시위하지 못하도록 시청역 에스컬레이터를 모두 없애면 된다’ 등 노인폄하 폐습이 당내에 뿌리깊게 배어 있는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김 대변인은 “65세 (이상의)어르신들은 대한민국 산업화와 민주화를 완성케 한 원동력이고 대한민국 기적의 역사의 주역이신데, 어르신들을 죄인 취급하며 모욕하는 것은 ‘대한민국 부정, 역사 모독’과 같다”며 “과거 노인폄하 발언보다 더 극단적인 이번 벌언에 대해 반드시 응분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런 무례한 세대간 편 가르기 만행이 더불어민주당의 공식 입장인지 반드시 해명돼야 한다”며 “무엇보다 표 의원은 문재인 전 대표를 지지하는 분으로서 (이번 발언이)문 전 대표의 뜻인지부터 당장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판대열엔 바른정당도 가세했다. 오신환 대변인은 논평에서 “표 의원의 기준대로라면 현재 대선후보로 가장 유력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문재인 전 대표 중에 만 63세인 문 전 대표만 대선후보의 자격이 있고, 만 72세인 반 전 총장은 자격 미달이 된다”며 “우리 사회의 어르신들이 뒤로 빠져 있어야 ‘나라가 활력이 있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오 대변인은 “표 의원은 더 이상 ‘문재인 바라기’에 심취해 어르신들과 국민들을 우롱하지 말고 당내 패권주의 청산에 더 신경써 주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서승욱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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