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리에 사장 최측근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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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벤처신화'로 불리던 라이브도어의 주가조작 사건이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 회사 호리에 다카후미(堀江貴文.33) 사장의 측근이 18일 오키나와(沖繩)현에서 목숨을 끊었다. 일본 경찰에 따르면 에이치에스(HS)증권 노구치 히데아키(野口英昭.38) 부사장이 오키나와 나하(那覇)시의 한 호텔에서 손목 등을 칼로 그어 숨진 채 발견됐다. 시체 옆에는 식칼이 떨어져 있었으며 사인은 과다 출혈로 밝혀졌다.

이에 앞서 도쿄지검 특수부는 16일 밤 라이브도어 관련사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면서 노구치 부사장의 자택과 그의 HS증권 사무실 책상도 수색했다. 노구치 부사장의 자살은 검찰 수사망이 좁혀 오는 데 대한 중압감 때문이었던 것으로 언론은 추정하고 있다.

노구치 부사장은 2000년 호리에 사장의 권유로 라이브도어의 전신인 '온더 엣지'에 참여했다. 이후 라이브도어를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는 2002년 6월 라이브도어 그룹의 자회사 사장으로 근무하다 HS증권으로 옮겼다.

그러나 회사를 옮긴 후에도 라이브도어가 주도하는 기업의 인수합병(M&A)에 대해 참여했고, 이 과정에서 호리에 사장에게 많은 조언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라이브도어가 소비자금융사 등의 매수에 활용한 투자사업조합 운영에도 깊게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라이브도어 사건=지난해 일본 최대민방인 후지TV의 경영권 장악을 시도한 인터넷 신흥기업 라이브도어의 호리에 사장이 계열사를 통해 주가조작 등의 부정 거래행위를 저지른 사건이다. 일본 검찰은 라이브도어 계열사가 허위사실을 공표하거나 이익을 부풀려 발표한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이다. 라이브도어가 허위 거래, 허위사실 공표 등의 수법으로 본사와 계열사의 주가를 부당하게 끌어 올렸다고 검검찰은 보고 있다. 도쿄 대학을 중퇴한 호리에 사장은 지난해 9월에 자민당 지원을 받아 무소속 후보로 중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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