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 "왜 황금시간대냐" 떨떠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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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송사 홈페이지엔 일부 시청자들의 항의 글이 잇따랐다. KBS.MBC.SBS가 모두 정규 프로그램을 끊고 연설을 내보낸 건 시청권 침해라는 것이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올 1월 KBS.MBC.SBS의 밤 10시대 평균 시청률은 52.8%로 하루 중 최고다. 통상적인 황금시간대로 통해온 오후 7시대(35.5%)보다 높다.

MBC와 SBS 측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밝히진 않았지만, 다소 '불편한' 입장이라는 점은 부인하지 않았다. MBC의 한 간부는 "불만이란 단어까지 말하고 싶지는 않으나 의외의 상황인 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또 SBS의 한 관계자는 "드라마를 즐겨 보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잇따를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방송계 일각에선 이날 연설이 오후 11시30분 축구 국가대표팀의 대 아랍에미리트 평가전도 염두에 둔 것 아니냐고 분석하기도 한다. 시청률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라는 얘기다.

청와대 홍보 관계자는 "2주 전 각 방송사에 대통령의 신년연설 의제와 내용을 설명하고 방송 여부는 알아서 판단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시간의 경우도 오후 8~10시를 요청해 협의를 거쳤다"며 "오후 8시엔 SBS뉴스와 다른 방송의 일일 드라마가, 오후 9시엔 KBS.MBC의 뉴스가 잡혀 있고 오후 11시도 어려워 오후 10시로 합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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