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도 넘은 몸싸움·항의 … 살벌해지는 농구 코트

중앙일보

입력 2006.01.17 04:26

업데이트 2006.01.17 04:48

지면보기

종합 21면

프로농구 코트 분위기가 갈수록 험악해진다. 폭력에 가까운 파울, 이를 방조하는 심판, 툭하면 코트에 뛰어드는 감독.

15일 동부와 KTF의 원주 경기는 최근의 '막 나가는' 분위기를 집약해 보여 주는 샘플이었다.

1쿼터 중반, 동부의 마크 데이비스가 수비하던 KTF 황진원의 얼굴을 팔꿈치로 쳤다. 황진원은 코피를 쏟으며 쓰러졌고 동료의 부상에 흥분한 애런 맥기가 데이비스와 다투다 함께 퇴장당했다. KTF 추일승 감독은 코트에 난입해 심판에게 격렬하게 항의했다.

팔꿈치 가격은 부상 위험이 크기 때문에 고의가 아니라도 파울로 분류된다. 그러나 심판은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황진원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지만 경기도 중단되지 않았다. 한국농구연맹(KBL) 심판실은 "데이비스가 고의로 때리지 않았으므로 파울이 아니다. 선수가 쓰러졌다고 무조건 경기가 중단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군색한 변명이다. KBL 경기규칙 96조는 반칙 규정을 둔 이유에 대해 "공격과 수비에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고 부상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추 감독의 코트 난입은 상습적이다. 지난해 수차례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고, 5일 삼성과의 경기 때도 코트에 뛰어들어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추 감독은 "가끔 코트에 들어가야 (심판이 상대팀의 파울을) 불어준다"고 자신의 행동이 고의임을 시인했다. 15일엔 테크니컬 파울도 받지 않았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고 보자'는 식의 살벌한 농구는 경기력을 판매하는 프로농구와 거리가 멀다. TV 중계가 두 개의 케이블 채널밖에 없음에도 꾸준히 관심을 가져주는 농구 팬들에게도 도리가 아니다. 각 구단의 경각심과 KBL의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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