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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아줌마] 한국산 패션 명품을 기대하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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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금 서울 소공동 롯데 에비뉴엘 갤러리에선 루이뷔통 코리아 15주년 기념전시회가 한창이다. 'Louis Vuitton Travel History'전이다. 1854년 여행용 가방을 만들기 시작하며 샤넬.에르메스 등과 함께 '명품 중의 명품' 자리에 오른 루이뷔통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당시 귀족들의 전유물이었던 여행용 트렁크들. 일꾼들이 없이는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무겁지만 주름 하나 없이 가죽을 다룬 솜씨를 보고 있으니 "명품은 명품이구나"라는 혼잣말이 절로 나왔다.

전시장을 둘러보다 문득 지난해 11월 독일 MCM을 인수한 성주 D&D 김성주 사장의 말이 떠올랐다. "5년 안에 MCM을 루이뷔통과 어깨를 겨루는 명품기업으로 키우겠습니다."

1976년 독일 뮌헨에서 출범한 가죽 제품 브랜드 MCM은 성주를 통해 1991년 한국 시장에 라이선스로 진출한 이래 지금은 한국 내 매출이 전세계 최고인 브랜드다. 대학 시절 젊은 여성들의 '국민 가방'이라 불릴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모았던 기억이 난다. 그 MCM이 지금은 '한국의 가방'이 된 것이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성주 D&D 본사를 찾았을 때, 해가 서산으로 막 넘어간 그 시각 사무실엔 말 그대로 열정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브랜드 재도약을 위해 신제품 준비에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게다가 올해 월드컵이 있잖아요." 활짝 웃는 미소가 아름다운 마케팅 담당자의 말이었다.

그렇다. 올해는 2006 독일 월드컵의 해다. 게다가 개막식은 독일 안에서도 뮌헨에서 열린다. Mode Creation Munich의 약자가 브랜드인 MCM으로서는 '제 집 안방'에서 열리는 행사라는 뜻이기도 하다.

성주는 아디다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출신인 독일인 디자이너 미하엘 미할스키를 영입했다. 뮌헨의 상징인 사자 문양을 가방에 새긴 '비세토스 라이언'이라는 라인을 내놓을 예정이다. 뮌헨의 상징은 'Munchner Lowe'로 불리는 사자 문양이고, 독일 월드컵의 마스코트 역시 사자다. 성주는 MCM의 대표적인 프린트인 비세토스를 이용해 축구공(사진)까지 만들었다. 세계 패션계에서 MCM이 우뚝 서는 걸 하루 빨리 보고 싶다.

조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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