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모래바람 뚫고 투지 다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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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해외 전지훈련에 소집된 축구 국가대표 선수는 국내파와 J리거를 주축으로 한 23명. 이들은 15일 인천공항에 모여 자정에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로 출발했다.

대표팀 주장 이운재(수원)는 선수를 모두 모아놓고 "출발부터 끝까지 동작 하나라도 하나가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하자"며 팀워크를 강조했다. 대표팀 홍명보 코치는 "수비조직력이 아직 완성단계가 아닌 만큼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문제점이 드러날 것이다. 그 문제점을 발견한다는 것 자체가 수확이다. 힘든 과정을 소화하는 만큼 자신감을 갖고 돌아올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41일간의 전지훈련을 떠나는 축구대표팀 선수단이 15일 오후 인천공항에 모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첫 훈련지 UAE는 겨울 평균기온이 섭씨 25도 내외로 월드컵이 열리는 6월의 독일 기후와 비슷하다. 또 UAE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한국에 부임하기 직전 한 달 반 동안 대표팀을 맡았던 나라다. 한국은 18일 오후 11시30분(한국시간) UAE 대표팀을 상대로 첫 평가전을 치른다. 지금까지 상대 전적은 한국이 7승5무1패로 절대 우세를 지켜왔다. 첫 경기를 우세하게 이끌어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려는 감독의 뜻을 읽을 수 있다.

이 경기 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에서 열리는 4개국 대회에 참가, 그리스(21일 오후 11시).핀란드(25일 오후 11시)와 일전을 치른다. 이용수 세종대 교수는 "유럽이 시즌 중이라 최정예 멤버의 유럽팀과 평가전을 벌이기는 힘들다. 젊은 선수들이 경기 경험을 쌓고, 수비 조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로 평가전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월드컵은 시작됐다. 41일간의 전지훈련 성과가 바로 월드컵에서의 성적표로 나타나게 된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입장에서는 수비 시스템을 비롯한 기본 전술을 확정해야 하고, 독일로 데려갈 선수들도 가려내야 한다.

주전경쟁을 벌이는 이천수(울산)는 "휴식 기간 중 안 먹던 한약까지 먹었다. 웃으면서 돌아오겠다"고 했고 정조국(FC 서울)은 "죽을 각오로 뛰겠다"고 했다. 또 김진규(주빌로 이와타)는 "3, 4월에는 소집이 없다. 이번이 기회다. 감독에게 좋은 인상을 주겠다"고 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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