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세에 자전거로 1시간에 22km 주파…"경쟁자 기다리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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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38년 간 자전거를 탔다면 '그럴 수도 있지'라고 여길 게다. 그러나 만일 67세부터 본격적으로 탔는데도 그렇다고 말한다면 그게 가능하냐고 되물을 가능성이 크다. 105세에도 자전거를 탄다는 얘기여서다.

1911년 태어난 프랑스인인 로베르 마샹 옹에겐 그러나 현실이다. 그는 4일 파리 근교에 있는 사이클 전용 경기장에서 한 시간에 22.528㎞를 주파했다. 105세 이상 사이클 부문 신기록이다.

그는 "10분 남았다고 알리는 신호를 보지 못했다"며 "만일 알아챘다면 막판에 더 빨리 달렸을 텐데"라고 아쉬워했다. 그리곤 "이젠 (내 기록을 깰) 경쟁자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그는 이번 경기를 위해 6개월 간 하루 30분에서 1시간 정도 자전거를 타면서 연습했다. 전후로 유연성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했다고 한다.

이날 경기장엔 "로베르"를 외치는 관중들이 몰려왔다. 그는 스타다. 또 신기록의 사나이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100세 생일 직후엔 100㎞를 자전거로 달렸다. 102세엔 한 시간에 27㎞를 질주했다. 14살 때 자전거 안장에 처음 올랐지만 본격적으로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건 67세 이후인 그가 만들어낸 전인미답 (前人未踏)의 기록들이다.

그는 "2년 후에도 기록에 도전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난 이미 105년을 살았다. (장차 경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9개월 걸려 세상에 나오지만 30초 만에 죽을 수 있는 것이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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