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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상주서 새로운 유형의 암각화 발견돼

중앙일보

입력

경북 상주시 낙동면 물량리에서 인물을 중심 소재로 삼은 새로운 유형의 암각화가 발견됐다고 상주시가 5일 밝혔다. 사람이 가리키는 손 끝에 사람 얼굴과 인물 형상이 보인다. [사진 경북 상주시]

경북 상주시 낙동면 물량리에서 인물을 중심 소재로 삼은 새로운 유형의 암각화가 발견됐다고 상주시가 5일 밝혔다. 사람이 가리키는 손 끝에 사람 얼굴과 인물 형상이 보인다. [사진 경북 상주시]

경북 상주시 낙동면 물량리 낙동강변에서 선사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 암각화가 발견됐다. 그동안 발견된 국내 암각화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유형이다.

5일 상주시 등에 따르면 상주 물량리 암각화는 인물과 인면(사람의 얼굴)이 중심 소재라는 점에서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암각화에는 사슴이나 생선 등 동물이나 추상적인 문양이 새겨진 경우가 전부였다.

암각화는 상주시청 공무원 김상호씨(문화융성계장)이 수년간 낙동면 일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김 계장은 이를 울산대 반구대암각화유적보존연구소(이하 반구대연구소)에 제보했다. 반구대연구소는 지난해 12월 15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현장 학술조사를 진행했다.

이 암각화는 북쪽을 바라보는 바위절벽에 새겨져 있다. 암각화가 새겨진 절벽 표면의 크기는 가로 1125㎝, 세로 320㎝다. 이곳에선 9점의 인면과 2점의 인물상 등 모두 11점의 암각화가 확인됐다. 암각된 두 인물은 각각 세로 길이가 128㎝, 173㎝다. 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국내 단일 암각화 중 가장 큰 경우다.

반구대연구소는 이 암각화가 물에 대한 신앙을 나타낸 것이라고 추정했다. 낙동강을 내려다보는 자리에 있는 점이나 유난히 강조된 인물의 두 눈 등을 미뤄 수신(水神) 신앙과 관련된 것이란 분석이다.

전호태 반구대연구소장은 "상주 물량리 암각화는 정확한 제작연대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손발을 과장해 표현하거나 눈 같은 특정부분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한국 선사시대 암각화의 표현 방식을 충실하게 계승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발견된 가장 큰 인물 암각화라는 점에서 조형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반구대연구소는 관계기관과 협의해 앞으로 물량리 암각화에 대한 정밀실측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상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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