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예비 경찰관 뺑소니 사망사고의 유력 용의자 자살

중앙일보

입력

경찰 학교에 입소해 교육을 받던 20대 예비 경찰관이 휴가를 나왔다가 뺑소니 차에 치여 숨진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7시20분쯤 뺑소니 사건의 유력 용의자였던 A씨(56)가 창원시 성산구 양곡동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뺑소니 사고를 낸 죄책감과 경찰 조사를 앞둔 심리적 압박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를 예비 경찰관 뺑소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사를 해왔다. 지난달 31일 오전 2시56분 창원시 의창구 두대동 더 시티세븐 뒤편 도로에서 예비 경찰관 B씨(25)가 차에 치여 숨질 당시 A씨의 싼타페 차량이 지나갔기 때문이다.

경찰은 지난 2일 A씨의 집에 찾아가 싼타페 차량 등을 임의 제출받아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하지만 A씨는 “사고 현장을 지나간 것은 맞지만 사람을 보거나 친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를 4일 오후 3시쯤 소환해 추가 조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후 A씨와 연락이 닿지 않았고 휴대폰 위치추적 결과 야산에서 숨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현재까지 A씨가 탄 차량이 B씨와 부딪히는 장면이 찍힌 폐쇄회로TV(CCTV)나 차량 블랙박스 등은 없는 상태다. A씨의 유서도 없다.

경찰은 그러나 B씨가 지난달 31일 오전 2시49분쯤 사고 현장을 걸어서 올라갔고 5~6분 뒤 싼타페 차량이 뒤따라갔으며, B씨의 몸에서 싼타페 차량으로 추정되는 바퀴자국이 발견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A씨의 직접적인 사인은 갈비뼈가 부러져 심장 등을 찔러 과다 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차량에 다른 동승자가 있어 이 사람을 상대로 사고 당시 상황을 추가조사하고, 싼타페 외에 다른 차량이 추가로 B씨를 충돌했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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