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경주대회가 지역 인라인 스케이트 행사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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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cellpadding="0" cellspacing="0" border="0"><TR><TD colspan="2" valign=top style="line-height:20px;"><table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align="left"><tr><td><img src="http://auto.joins.com/picture/news/200601100350700_article.jpg" border="0"></td></tr></table>234개의 시(특별시.광역시 제외).군.구는 지방의회의 견제를 거의 받지 않는다. 예산과 권한.인력에서 지방정부의 힘은 지방의회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인구 70만 명의 경기도 안산시가 지금 시의회의 혹독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은 특별한 사례다. 안산시의 񟭅 국제 자동차 경주대회(챔프카)' 사업은 특히 지방과 세계가 만나는 이른바 '글로컬리제이션(지방세계화.Glocalization)'이 어떻게 하면 실패하는지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챔프카는 60여 개국에 생중계되고 2000여만 명이 시청하는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대회다.

▶ 졸속.비전문.한건주의=안산시가 챔프카 유치 계획을 발표한 건 2004년 10월이었다. 그러나 2005년 9월 말 미국 챔프카 본부는 10월로 예정된 안산 대회를 열 수 없게 됐다고 발표했다. 챔프카 사상 처음 있는 국제적 망신이었다. 안산시의 사업 실패는 초기부터 예견됐다는 게 안산시의회 조사단과 시민단체의 공통된 주장이다. 안산시는 대회 개최를 불과 9개월 앞둔 지난해 1월 대회 프로모션사인 더레이싱코리아(TRK)와 협정을 맺고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시가 도로 및 숙박시설 등을 지원하고 TRK가 공동 주관하는 형식이었다.

2월에는 경기장 건설이 강행됐다. 대회를 준비하는 특별팀(TF팀)은 이보다 두 달 늦은 4월 그나마 전문가 없이 시청 직원만으로 꾸려졌다.

안산시와 TRK는 대회 무산 때까지 후원금을 한푼도 끌어오지 못했다.

자금난으로 인해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결국 경기가 열리는 10월까지 경기장은 완공되지 못했다. 또 미국 챔프카 본부에 내야 하는 30억원도 완납하지 못했다. 이렇게 되자 챔프카 측은 "대회 준비가 덜 됐다"며 񟭅 안산대회'를 취소했다.

안산시는 챔프카 대회 홍보비로 3억5000만원을 썼다. 시가 받기로 한 경기장 임대료 11억3000만원 가운데 10억원을 받지 못했다. 자동차경기장에서 인라인스케이트 대회를 연 게 고작이었다.

경실련 안산지부 김현삼 사무국장은 "지자체의 무계획한 한건주의를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산시는 "프로모션사의 경영능력 부재로 지난해 대회가 무산되기는 했지만 올해는 유치가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TRK 측은 "시의 전문성 부족으로 준비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의회의 조사특위 이하연 위원장은 "조사 결과 스폰서 유치가 불투명해 2006년 대회 개최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특별취재팀=전영기(팀장).이재훈.양영유.김창규.전진배.이가영 기자

사진=김춘식 기자 <cyjbj@joongang.co.kr></TD></TR></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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