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삼성 합병 반대 땐 이완용으로 몰릴 것 같다"는 국민연금 압박 진술 확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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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

박영수 특별검사

지난해 삼성물산ㆍ제일모직의 합병 찬성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연금 내부 투자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A 투자위원에게 ”국민연금 투자위가 반대해 삼성 합병이 무산되면 국민연금을 이완용으로 몰아세울 것 같다. 잘 결정해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특검 조사에서 확인됐다고 경향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대표적인 친일파 이완용의 이름까지 거론한 것을 두고 이 신문은 삼성물산ㆍ제일모직 합병을 관철시키려 했던 외부의 강한 힘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했다. 경향신문은 또 “A 투자위원도 합병 찬성을 긍정적으로 생각해 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였을 것”이라는 내용의 홍 전 본부장이 특검에서 한 진술 내용을 소개했다. 이 때문에 홍 전 본부장은 국민연금에 대한 3000억원대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당시 국민연금에 대한 외압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 청와대로부터 어떤 지시나 요구를 받았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단일주주로는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였기 때문에 당시 국민연금의 찬성 없이는 합병이 불가능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특검은 삼성이 최순실씨 등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관련 청탁을 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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