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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갯벌·무성서원도 후보에…전북 ‘세계유산 보고’ 성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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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북도가 풍부한 문화·자연자원을 바탕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중심지 도약을 꿈꾸고 있다. 유네스코 유산에 이름을 올림으로써 지역 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고 항구적인 보존을 꾀하기 위해서다.

고운(孤雲) 최치원의 위패를 모신 전북 정읍의 무성서원. [사진 전북도]

고운(孤雲) 최치원의 위패를 모신 전북 정읍의 무성서원. [사진 전북도]

전북도는 27일 “문화재청의 심의 결과 정읍 무성서원과 고창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 대상 후보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해당 유산들의 최종 등재 여부는 오는 2019년 판가름난다. 두 곳이 등재에 성공할 경우 전북에서는 세계유산이 7개로 늘어난다. 앞서 고창 고인돌(2000년)을 비롯해 판소리(2003년), 진안 매사냥(2010년), 농악(2014년), 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2015년) 등 5개가 세계유산에 지정됐다. 세계유산 등재는 지역 및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관광·문화 산업 발전의 기폭제로 꼽힌다.

문화재청 2019년 등재 대상 선정
확정 땐 농악·판소리 등 7개 보유
도 “동학혁명 기록물, 벽골제 등
2022년까지 추가 등록 추진할 것”

정읍시 칠보면에 있는 무성서원(사적 166호)은 ‘한국의 서원’으로 세계유산 등재가 추진 중이다. 전국의 서원 637개 가운데 무성서원 등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9개 서원이 등재 대상이다. 경북의 소수서원(영주)·도산서원(안동)·병산서원(안동)·옥산서원(경주), 대구의 도동서원(달성), 경남의 남계서원(함양), 전남의 필암서원(장성), 충남의 돈암서원(논산) 등이 대상이다.

무성서원은 신라 말 학자인 고운(孤雲) 최치원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문화재위원회는 “무성서원 등 9곳은 서원을 구성하는 세 가지 핵심 시설인 유식(遊息, 마음 편히 쉼), 강학(講學, 학문을 닦고 연구함), 제향(祭享, 제사의 높임말) 공간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암반 위에 갯벌이 퇴적돼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전북 고창갯벌. [사진 전북도]

암반 위에 갯벌이 퇴적돼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전북 고창갯벌. [사진 전북도]

고창갯벌은 충남 서천 유부도 갯벌과 전남 신안 다도해 갯벌, 순천·보성 갯벌 등과 함께 ‘서남해안 갯벌’로 세계유산 등재에 도전한다. 전체 면적만 서울(605㎢)의 2배가 넘는 1288㎢ 규모다. 서남해안 갯벌은 이미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과 습지보호지역, 람사르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보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문경오 서남해안갯벌세계유산등재추진단 사무국장은 “2009년 세계유산에 등재된 바덴 해와 견줘도 지형·지질학적 차별성이 두드러지고 생물 다양성 측면에서도 조건이 월등하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와 독일·덴마크에 걸쳐 있는 바덴 해는 세계에서 가장 넓고 훼손되지 않은 조간대(潮間帶)다. 조간대란 만조 때는 바닷물에 잠기고 간조 때는 드러나는 해안선을 말한다.

서남해안 갯벌은 다양한 종류의 갯벌이 퇴적돼 종(種)의 다양성이 풍부한 게 특징이다. 서남해안 갯벌에 사는 대형 저서생물(底棲生物)이 1005종에 달할 정도로 다양한 생물이 산다. 400여 종이 사는 바덴 해의 2.5배가 넘는 수준이다. 또 서남해안 갯벌은 물새 116종, 22만 마리가 서식하거나 머물다 가는 기착지다. 여기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 목록’에서 멸종 및 희귀 철새로 지정된 넓적부리도요와 저어새 등 23종도 포함돼 있다.

전북도는 추가로 동학농민혁명 기록물(2019년)과 남원·장수의 가야 고분군(2020년), 김제 벽골제(2022년)에 대해서도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할 예정이다. 노학기 전북도 문화유산과장은 “2022년까지 세계유산 10개를 등재해 전북을 ‘세계유산의 보고’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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