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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선미의 취향저격 상하이] <22·끝> 예비 여행자를 위한 잔소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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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속에서도 따뜻한 골목 정서를 느낄 수 있었던 상하이.

대도시 속에서도 따뜻한 골목 정서를 느낄 수 있었던 상하이.

상하이 연재가 오늘로 마지막회를 맞는다. 에필로그 형식의 에세이를 쓰려다가, 처음으로 되돌아가기로 했다. 이 연재는 끝나지만, 독자들의 상하이 여행은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에서다. 상하이 자유 여행을 준비할 때 알아둬야할 여행 팁을 소개하며 연재를 마무리한다.

이란성 세쌍둥이처럼 보이는 푸동의 마천루. 왼쪽부터 SWFC·진마오타워·상하이타워.

이란성 세쌍둥이처럼 보이는 푸동의 마천루. 왼쪽부터 SWFC·진마오타워·상하이타워.

우선 지난 연재에서 상하이를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계절은 봄과 가을임을 밝혀뒀다. 적절한 기온 뿐만 아니라, 도심 곳곳에 공원이 많아 벚꽃의 분홍빛, 여린 잎새의 연둣빛을 모두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봄에는 갓 채취한 롱징(龍井) 녹차를, 가을에는 토실토실 살이 오른 상하이 털게(大閘蟹)도 입맛을 사로잡는다.

상하이의 강남 정원을 대표하는 위위안.

상하이의 강남 정원을 대표하는 위위안.

여행 시기를 정했다면 다음 할 일은 비자를 만드는 것이다. 중국 여행에서 가장 번거롭게 생각하는 것이 비자인데, 최소 여행 한 달 전에는 신청하는 게 안전하다. 신청 방법은 두 가지이다. ‘중국 비자신청 서비스센터’를 통하거나, 일반 여행사를 이용하면 된다. 전자는 도매상, 후자는 소매상에 해당한다.

20세기 초 조계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와이탄.

20세기 초 조계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와이탄.

가장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도매상인 중국 비자 신청 서비스센터를 직접 방문하는 것. 이 경우 30일까지 체류 가능한 관광비자(L)를 수수료 포함 5만5000원에 발급받을 수 있고, 5일 정도 소요된다. 하지만 서울 2곳을 비롯해 전국에 지점이 4개 지점 뿐이다. 우편으로 신청하더라도 일주일이 넘게 걸린다. 중요한 것은 중국 비자신청 서비스센터를 이용할 경우 항공과 호텔을 미리 예약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e티켓과 호텔 예약 확인서로 증빙해야 하며, 가족관계 등 개인 신상과 일자별 여행 일정도 꼼꼼히 기록해 제출해야 한다. 이런 번거로운 과정이 싫다면 소매상인 일반 여행사를 이용하자. 여권 사본만 보내주면 되므로 절차가 무척 간편하다. 하지만 추가 수수료를  내야하므로 동일한 관광비자 가격이 7만5000~8만원으로 껑충 뛴다.

상하이의 명동이라 불리는 전통적인 백화점 거리, 난징동루.

상하이의 명동이라 불리는 전통적인 백화점 거리, 난징동루.

항공편을 예약할 때는 시간 여유를 두고 특가가 나오는지 살펴보자. 상하이 항공편은 조기 마감되는 경우가 별로 없다. 상하이는 한국에서 취항 항공기가 가장 많은 도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인천~푸동 노선만 해도 하루 최대 38편이 뜨고, 시간대도 다양하다. 저비용항공사도 있지만 대구·무안·제주 등 지방 공항에만 취항한다. 저렴한 서울 출발편을 찾는다면 중국 항공사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중국남방항공의 경우 15만원대의 깜짝 특가를 자주 판매한다.

상하이 외곽에 위치한 오래된 수향, 주자자오.

상하이 외곽에 위치한 오래된 수향, 주자자오.

호텔은 어떻게 골라야 할까? 아이와 함께라면 호텔 근처에 쇼핑몰, 푸드코트가 많은 푸동 루자주이, 커플 여행이라면 로맨틱한 와이탄, 어른 중심의 가족 여행이라면 교통이 편리한 런민공원이나 난징시루 거리를 추천한다. 번잡함을 싫어하고, 현지인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쉬후이의 작은 부티크 호텔을 선택해보자. 쉬후이는 옛 프랑스 조계로 불리는데, 고즈넉한 골목과 카페가 많다.

상하이에서 가까운 운하의 도시 쑤저우.

상하이에서 가까운 운하의 도시 쑤저우.

호텔 예약까지 마쳤다면 다음으로 할 일은 현지투어나 기차표를 미리 신청하는 것이다. 항저우, 쑤저우 같은 인근 도시, 주자자오 같은 수향 도시를 당일치기로 다녀오려면 조금 비싸더라도 현지투어가 가장 편리하다. 특히 부모님을 모시고 떠난 가족여행이라면, 하루쯤 아무 생각 없이 가이드를 따라다니는 현지투어가 꼭 필요하다. 내일투어·하나투어·쿨쇼트립 등 여행사에서 현지투어와 공연 티켓을 판다.

호수와 녹차의 도시, 항저우. 상하이에서 기차로 1시간 거리다.

호수와 녹차의 도시, 항저우. 상하이에서 기차로 1시간 거리다.

막상 상하이에 도착하면 더 이상 걱정할 일은 없다. 여행자가 주로 찾는 관광지는 모두 조밀하게 모여 있고, 지하철역에서 가깝다. 여행 일정이 2박3일 정도로 짧다면 시티투어 1일 패스를 구매해 주요 관광지를 한번에 둘러보는 것이 효율적이다. 가격도 30위안(약 5100원)으로 저렴하고, 하루종일 횟수 제한없이 승하차 할 수 있다.

중국에서 로밍이 아닌 유심칩이나 와이파이를 사용할 경우,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같은 SNS나 구글 웹사이트 등은 차단된다. 종종 카카오톡까지 말썽이다. 당황하지 말고 VPN(가상사설망) 앱을 다운로드 받아 설치하자. 간단히 해결된다.

이번 회를 마지막으로 정든 상하이 연재를 마친다. 사진은 푸동 샹그릴라 호텔에서 본 와이탄.

이번 회를 마지막으로 정든 상하이 연재를 마친다. 사진은 푸동 샹그릴라 호텔에서 본 와이탄.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여름에 연재를 시작했는데, 이제 날쌘 겨울 바람이 창문을 때린다. 첫 연재에서 밝힌대로 흔한 관광지보다는 직접 보고 느낀 상하이를 주관적으로 소개하는데 주력했다. 보다 다양하고, 객관적인 여행 정보는 내년 2월 출간될 저서 『리얼 상하이』에 꼼꼼히 담았다. 연재 글과 책을 통해 독자들의 상하이 여행이 조금이나마 맛있고, 즐겁고,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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