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화는 전 사회적 열망"|미 NBC-TV 대담프로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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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다음은 미NBC-TV가 21일 정례 대담프로(meet the press) 에서「시거」미국무성 동아시아및 태평양 문제차관보, 「솔라즈」하원의원(민주),「딕·파운드」국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홀브류크」전국무성 동아태 차관보와 한국사태를 논의한 대담 요지이다.<워싱턴=한남규특파원>
-「슐츠」장관이 대결이 아닌 화해를 모색하기 위해 「시거」 차관보를 한국에 보내는데 한국정부가 해야할 일은.
▲「시거」(동아시아 담당차관보)=우리는 정부로부터 주요정당 지도자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치관계자들이 대화와 협상을 재개토록 만들어야한다. 그것이 우리 정책의 핵심이다.
-미국은 군대를 동원하고 계엄령을 선포하는 것을 반대하는가.
▲우리는 군개입을 원치 않는다. 계엄령은 적절한 사태해결 방법이 아니다. 적절한 방법은 민주주의가 더 급격하게, 더 신속하게, 더 적합하게 이루어질수 있는 방법에 관해 정치지도자들이 모여서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다.
-사태는 얼마나 심각한가.
▲분명히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한국국민과 모든 정치지도자 들에게 어려운 국면이다. 어느 사회건 정치적 변혁을 겪을 때는 고통과 고뇌를 겪는데 한국에서 그것이 발생하고 있다.
전대통령은 내년2월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겠다고 말해왔는데 이는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그것을 우리는 목격하게 돼 있는데 이런 일들이 거리로 나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사태가 곧 끝나기를 바란다.
한국민은 위대한 국민이라고 믿는다. 그들은 경제부문에서 엄청난 업적을 달성했다. 우리는 그들이 정치부문으로 이같은 발전을 옮겨올수 있을것으로 생각한다.
-「시거」차관보가 올바른 문제와 올바른 메시지를 갖고 간다고 생각하는가.
▲솔라즈(하원의원)=「시거」차관보 방한을 기쁘게 생각한다. 한국정부와 야당의 대화재개를 가져오도록 미국이 좀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것은 매우 긴요하다. 대화가 성공할 가능성이 조금만 있더라도 미국은 반드시 그 방향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특히 한국정부는 모든 정치범석방·고문중지·언론자유 탄압제거등의 조치를 취해야한다. 이런 조치들이 취해지면 대화성공 전망은 크게 늘어날 것이다.
-방한하면 야당지도자들도 만나는가.
▲ 「시거」=일정은「릴리」주한대사가 마련하고 있어서 현재 잘 모른다. 「슐츠」장관에 게 상황을 정확히 보고하려면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필요하다.
-「솔라즈」 의원이 언급한 정치범 석방등의 조치도 요구할것인가.
▲「솔라즈」의원 요구를 지지하는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 취할 조치들이 많다. 선거법개정·언론자유·지자제등.
우리가 바라고 있고, 한국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이런 조치들이 어떻게 처리되어야 하느냐에 대한 정부와 야당의 합의다. 그것을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하다.
-야당지도자들과 만나는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가.
▲주한대사에게 면담약속들을 마련하도록 요구해 놓았다. 내가 말할수 있는 전부다.
-「시거」차관보가 지금 말을 잘못하고 있는것 아닌가.
▲「솔라즈」=「시거」차관보가 방한해서 김영삼.김대중씨등을 만나지 않는것은 매우 중대한 실책이 될 것이다. 정확한 상황판단도 어려워질뿐 아니라 국민신망을 잃은 것 같은 정부를 미국이 지원하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한국의 민주화 열망은 학생들에 국한돼 있는가.
▲두달전 방한해서 김수환추기경등 각계 각층인사를 만났다. 민주화 열망과 욕구는 전사회적이라는 흔들릴수 없는 결론을 내렸다.
-(「시거」차관보에게)동감하는가.
▲모든 정치지도자를 포함한 한국국민의 강력한 욕구라고 생각한다. 보다 많은 민주주의,보다 큰 민주주의사회로 행하려는 강한 욕구가 있다고 믿는다.
-대화는 이제 충분하다. 차기 대통령선거를 위한 직선제 약속을 받아 내야하지 않는가.
▲우리가 무슨 약속을 받아내야 하는가는 잘 모르겠다. 그것은 한국인의 결정에 달렸다. 대화는 이제 충분하다는 견해에는 동감이다. 말은 행동으로 옮겨져야한다.
이러한 행동은 공동접근방식을 쉬해야할 것으로 본인은 생각하며 한국민도 그들의 지도자들이 그렇게 해줄것을 바라고 있다.
-(「솔라즈」의원에게) 미행정부 사람들은 미국이 한국정부를 너무 세게 몰아 붙이면 반격의 위험성이 있다고 하는데 군이 정권을 장악할 위험성이 있는가.
▲「솔라즈」=쿠데타 가능성을 우려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해서 한국상황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어서는 안된다. 우리가 할일은 첫째 정부가 대화하도록 설득하는 것이고, 둘째는 미국이 독재가 아니라 민주주의편에 있다는 것을 한국민에게 알리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보이지않게 설득할것이 아니라 공개외교를 펼칠 시기라고 생각한다.
-군사쿠데타 위험이 있는가.
▲「시거」=그것은 가능성으로는 항상 있다고 본다. 내 견해로는 현시점에서는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파운드」부위원장에게)올림픽이 한국에서 취소되어야하는가.
▲「파운드」=현 단계로서는 우려하지 않고 있다. 15월 남았다. 장소를 옮기는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추진여부를 판단할 최종시점이 언제라고 보는가.
▲시한을 정한게 없다. 시한을 정해 또하나의 압박을 주는 것은 문제해결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 시기에 가면 한국정부에 개최가 가능한지를 물어보는게 필요할 것이다.
-그게 언제인가.
▲사태가 계속 심각하면 올림픽개최 3개월정도 전에는 결정을 내려야 할것이다.
-장소를 옮길 경우 후보지는.
▲첫째 장소를 옮겨야 하리라고 생각지 않으며, 둘째 후보지도 갖고있지 않다.
-(「홀브루크」전차관보에게) 「시거」차관보가 서울에 올바른 메시지를 갖고 간다고 생각하는가.
▲「홀브루크」=그렇다. 그러나 누굴 만날지 모호한 점에 다소 우려한다. 두 김씨를 만나야한다. 그리고 현정부가 지금까지 강경하게 대처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우파군장성들이 군사쿠데타를 벌일 위험성을 생각해야 한다.
-현 싯점에서 그런 구체적 위험이 있는가.
▲절대적으로 그렇다.
-미국이 너무 밀면 반격이 있고, 충분히 말하지 않으면 반민주적인 것같이 보이는데.
▲미행정부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있다. 우리는 과잉반응을 보여서는 안된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것은 한국야당이 전적으로 책임성이 있지는 않은 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쪽도 편든다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된다. 우리가 지지하는 것은 좀 더 폭넓은 정치적 기반을 갖는 민주적 절차, 그리고 대내외적으로 안정을 확보하는 것 등을 도와주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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