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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종신형 각오…김기춘·우병우 모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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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범계 국조특위 민주당 간사 등 위원들이 26일 남부구치소에서 안종범(왼쪽)·정호성 증인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현장청문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최순실·안종범·정호성 증인이 불출석해 위원들이 수감동으로 찾아가 증인들을 만났다.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 등 나머지 위원들은 서울구치소에서 최순실씨를 만났다. [사진 남부구치소]

박범계 국조특위 민주당 간사 등 위원들이 26일 남부구치소에서 안종범(왼쪽)·정호성 증인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현장청문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최순실·안종범·정호성 증인이 불출석해 위원들이 수감동으로 찾아가 증인들을 만났다.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 등 나머지 위원들은 서울구치소에서 최순실씨를 만났다. [사진 남부구치소]

수감번호 628번. 연한 녹색 수의를 입은 최순실씨가 26일 오후 3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수감동 내의 오픈비지트룸(특별면회실)에 등장했다. 지난 6일 1차 청문회를 시작한 ‘최순실 국정 농단’ 국정조사 특위는 20일 만에 구치소에서도 수감동에 가서야 최씨를 대면할 수 있었다.

수감동서 비공개 청문회 열려
“대통령이 시녀라던데” 묻자
“그런 소리를 했어요?” 반문
안종범 “대통령이 모두 지시”
정호성 “최씨, 인사안도 수정”

김성태 특위 위원장 등 8명의 청문위원이 수용시설 안으로 들어가 개최한 비공개 현장청문회에서 최씨는 “종신형을 받을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정 개입 여부는 물론 법적으로 쟁점이 되고 있는 핵심 사실관계에 대해선 “아니다” “모른다” “기억 안 난다”는 세 가지 답변으로 일관했다. 국정 농단 사건의 ‘스모킹건’(핵심 증거물)으로 꼽히는 태블릿PC에 대해서도 “쓰지 않는다. 주로 노트북을 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같은 시각 서울 남부구치소에서 열린 현장청문회에서 정호성 전 비서관은 “대통령이 최씨를 신뢰하고 잘 아는 분이라 (국정을) 상의했다. 인사 발표안도 내용 수정을 받을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최씨의 인사 개입까지 시인한 발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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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는 이날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기흥CC 회장은 물론 평소 ‘안 선생’이라고 부르며 문자메시지도 주고받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까지 모두 “모른다”고 했다. 반면 남부구치소 현장청문회에서 안 전 수석은 “최씨를 만난 적은 있지만 실체는 몰랐다”고 엇갈린 증언을 했다. 안 전 수석은 재단 설립을 위한 대기업 모금 등과 관련, “단 하나도 (내가) 스스로 판단하고 이행한 적이 없고 모두 박근혜 대통령이 결정하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날 최씨는 청문위원들이 “박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답변서에서 ‘최씨의 국정 관여가 1%도 안 되며 시녀 같은 역할을 하던 사람’이라고 했다”고 하자 “그런 소리를 했어요”라고 반문했다고 한다.

의왕=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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