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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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솟대>
송동열

<경기도수원시화서동93의47통ㅣ반>
고운숨결 할퀴어도
맥을 이은 천년인고
하늘도 무릎 괴던
전설속의 그 심원은
초가삼간 밤을 지필
내 고향의 화톳불.

<이별 앞에서>
전현수

<서울성동구 자양동 역동구청세무2과>
깎아 지른 적벽 앞에
눈을 뜨니 현기증
한 강 시간속에
씨앗으로 뿌려져서
먼 후일 회억의 텃밭에
깊은 뿌리 내릴 그대.

<그리움>
최옥련

<서울도봉구 중오동l04의4 4통8반>
마음은 거기있고
그자리 그대론데
기다린다 기다린다
바람결에 들리는 말
내미는 손끝에 닿을 듯
사라지는 허전함이여.

<소녀간호원>
이기동
〈충남 온양시 권곡동375의-6〉
병든 나무 가꾸다
지쳐서 떠는 춧불
어린날 꿈꾸던 천사
꽃이 지고 열매 맺는데,
사랑은 희생이라고
바알갛게 불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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