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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영, 최순실 변호인과 술자리…위증교사 수사의뢰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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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 농단 국정조사 청문회는 시작부터 고성이 오갔다. 태블릿PC 위증교사 의혹 관련자들은 ‘우병우 청문회’는 뒤로한 채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기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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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위증교사 의혹은 허위 주장이자 기획된 정치공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12월 초 5시간가량 고영태·노승일과 은밀한 만남을 가졌다는 제보를 받았다. 쪽지와 A4 용지 수십 장이 왔다 갔다고 한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강 건너 식당에서 은밀하게 만나는 거는 로맨스고, 당당하게 의정 활동하는 것은 불륜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박 의원은 “물타기이고 뒤집어씌우려는 행위”라며 “국조특위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 하나를 교체해 달라”고 요구했다.

태블릿PC 위증교사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왼쪽 둘째)과 최순실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왼쪽 셋째)가 함께 술자리를 갖고 있는 사진을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22일 공개했다. 박 의원은 이 사진을 한 시민에게 제보 받았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고령향우회 부회장이고 이 의원은 고령이 지역구다.

태블릿PC 위증교사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왼쪽 둘째)과 최순실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왼쪽 셋째)가 함께 술자리를 갖고 있는 사진을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22일 공개했다. 박 의원은 이 사진을 한 시민에게 제보 받았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고령향우회 부회장이고 이 의원은 고령이 지역구다.

박 의원은 오후에 ‘시민 제보’라며 이 의원과 이경재(최순실씨 변호사)씨가 함께 있는 사진을 공개하면서 추가로 응수에 나섰다. 박 의원은 “(이 의원이 최씨의) 대리심문을 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경북 고령 출신이고, 고령향우회 부회장이다. 이 의원의 지역구는 고령-성주-칠곡이다. 공교롭게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인 이상달(2008년 사망) 전 기흥CC 회장이 고령향우회장을 지냈다.

고령향우회 부회장과 지역 의원
박영선, 둘이 만난 제보사진 공개
“이 의원이 최씨 대리심문한 증거”
태블릿PC 주인 놓고 또 진실공방
이완영 오후 청문회엔 안 나타나

박 의원은 또 우 전 수석의 처 5촌 당숙인 이정국씨가 이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이날 새누리당 탈당파들도 “새누리당과 정우택 원내대표에게 요구한다. 이완영 간사를 교체해 달라”(황영철 의원)거나 “이 시간부터 새누리당 간사로서의 교섭권을 인정하지 않겠다”(장제원 의원)며 이 의원 비판에 가세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국조특위 김성태 위원장은 “이완영 의원의 위증교사 의혹과 관련해 특별검사에 수사를 의뢰하겠다”며 분위기를 수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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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청문회’는 한 시간이나 지연됐지만 공방은 그치지 않았다. 이완영 의원은 청문회에 출석한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과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에게 “(내가) 고영태가 ‘태블릿PC를 들고 다니는 걸 봤다’거나 ‘태블릿PC를 JTBC가 절도한 것으로 인터뷰하라고 사주했느냐”고 물었고, 두 사람은 “없다”고 답했다. 박 과장은 “이 의원이 ‘나는 국회의원이고 청문회 간사니까 K스포츠재단이 알아서 언론 인터뷰 등을 하라’는 식으로 정 이사장에게 제안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은 “이완영 의원한테 전화가 왔는데 ‘태블릿PC는 절도로, 또 고영태가 태블릿PC를 가지고 다녔다’고 인터뷰를 좀 해 달라고 (박헌영 과장에게) 부탁했다고 박 과장에게 들었다”고 증언했다.

새누리당 이만희 의원은 자신이 정 이사장에게 호통을 치는 4차 청문회 자료 화면까지 준비해 결백을 호소했다. 이만희·이완영 의원의 해명성 질의가 계속되자 박영선 의원은 “(국회의원이 직접 이해관계가 있거나 공정을 기할 수 없는 사유가 있으면 국정감사에 참여할 수 없다는) 국회법 13조에 따라 제척 사유에 해당한다”며 긴급 안건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이완영 의원은 이날 오후부터 청문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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