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당은 정주는 당" "통민당 고통주는 당"|김병조 편파「개그」에 시민항의 빗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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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김병조파동」이 거세게 일고 있다. MBC개그맨 김병조씨가 지난10일 민정당전당대회에 출연, 『민정당은 국민에게 "정을 주는 당이고 통민당은 국민에게 고통을 주는 당』이라는 낱말풀이(?)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문사와 방송국에 독자·시청자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는등 거센 여론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김씨의 소속방송사인 MBC는 김씨의 출연규제를 검토하는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민들은 항의전화를 통해 『TV고정 출연자는 공인인데 어떻게 그런 편파적인 발언을 할수 있느냐』『비록 우스갯 소리일지라도 정치적 의사표시가 공평하지 않은 현실에서 그의 편향발언은 용납될 수 없다』『앞으로 김병조가 출연하는 TV프로는 물론 상업광고까지 거부하겠다』고 김씨의 발언을 비난하고 있으나 일부시민들은『코미디언의 발언을 가지고 그렇게 심각한 반응을 일으킬 필요가 있는가』『김씨는 주최측에 의해 미리 준비된 대본을 가지고「연기」만 한 것일 뿐 이므로 일방적으로 김씨를 매도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김씨는 12일상오 『나는 스스로 그런 개그를 할만큼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다』면서『지난 8일 민정당측으로부터 대본을 받아 그대로 읽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김씨는 『시키는대로 했을 뿐인데 결과가 이렇게 되고보니 죄송스러울 뿐이다』고 말했다.
「김병조의 발언파문」이 점차 확대되자 MBC측은 빗발치는 항의 전화에 시달리면서 당혹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간부는 『개인자격으로 나가 그런 발언을 한 것으로 우리와는 무관하다』면서도 『그러나 여론이 악화되면 방송출연을 규제해야할 것 같다』고 어떤 형태든 조치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현재 김씨가 출연하고 있는『일요일밤의 대행진』은 이미 녹화가 끝나 14일 방영예정이지만 MBC는 김씨가 출연하는 부분을 삭제하고 방영하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또 김씨는 MBC연기자상 수상공로로 7월하순께 유럽여행을 떠나게 돼 있으나 이번 파동으로 출국이 당초예정보다 훨씬 앞당겨 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해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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