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기내 난동 피의자는 중소기업 대표 아들이 한 말은 “이 형 센스 없네”

팝스타 리처드 막스(53)가 페이스북을 통해 알린 대한항공 기내 난동 사건의 피의자는 30대 중반의 남성으로 한 중소기업 사장의 아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유사한 기내 소란 행위로 항공사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사람으로 알려졌다.

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항공보안법 위반 및 폭행 혐의로 한국인 회사원 임모(3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임씨는 지난 20일 오후 2시20분 베트남 하노이공항을 출발해 오후 6시35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 예정인 대한항공 여객기 KE480편 프레스티지석에 탑승했다.

기내에서 양주 2잔 반 가량 마시고 술에 취해 옆자리 승객을 폭행하고 2시간 난동을 부린 혐의를 받고 있다. 임씨는 난동을 말리던 객실 사무장 B씨(36·여) 등 여승무원 2명을 때리고 정비사에게 욕설을 한 혐의도 받았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임씨가 옆 승객에 계속 말을 걸어도 응답이 없자 “이 형 센스 없네”라고 말하며 손으로 얼굴을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승무원들은 다른 승객 도움을 받아 임씨를 기내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포승줄로 묶인 임씨는 여객기가 인천공항에 착륙한 뒤 경찰에 인계됐다. 경찰은 술에 취해 조사가 어렵다고 판단해 임씨를 보호자인 아버지에게 인계해 일단 귀가시켰다.

[사진 리처드 막스 페이스북]

임씨는 무역 관련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부친 회사에서 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임씨가 이용한 베트남∼인천 대한항공 프레스티지석 가격은 편도 200만원 가량이다. 임씨 아버지는 경찰 조사에서 “베트남 현지에서 처리할 일이 있었는데 다른 일로 바빠 아들을 대신 보냈다”며 “추후 아들을 경찰에 출석시켜 조사를 받게 하겠다”고 말했다.

임씨는 지난 9월에도 비슷한 기내 소란 행위를 일으킨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과거에도 같은 논란을 빚어 승무원들 사이에 도는 블랙리스트에 올라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1990년 발라드 가수로 인기를 끈 막스가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며 알려졌다. 막스는 기내에서 다른 승객을 공격하던 난동 승객을 제압하는 데 힘을 보탰다. 막스는 “모든 승무원들이 허둥지둥했고, 싸이코를 어떻게 제지해야 하는지 전혀 알지도 못했고 교육도 받지 않았다”면서 미숙한 대응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과장된 주장이며 회사는 매뉴얼대로 상황을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온라인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