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추행 칠레 주재 외교관 소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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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현지의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주칠레 한국 대사관 박모 참사관이 20일 오전 한국으로 소환돼 외교부 본부의 조사를 받았다.

윤병세 “신속하고 강하게 조치하라”
대사관 “칠레 국민에 상처 줘 죄송”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외교관에 대한 소환은 칠레 외교부 측과 긴밀한 협의 하에 이뤄졌다. 무관용과 일벌백계의 원칙으로 감사관실을 중심으로 철저히 조사 중”이라며 “내부적인 검토와 반성을 통해 복무기강을 확립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보도 등을 통해 박씨의 추가적인 성추행 혐의가 제기되는 데 대해서도 조 대변인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해당 외교관이) 그동안 국가를 위해 얼마나 많이 기여했는지는 상관없다. 얼마나 신속하고 강하게 조치를 취하는지 보여 주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미 현지 검찰을 통해 피해자 진술을 확보했고, 사건 내용이 복잡한 것도 아니라 조사가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칠레 현지에선 유지은 대사가 언론성명을 내고 공식 사과했다. 유 대사는 “주칠레 한국 대사관은 해당 외교관의 불미스러운 행위로 피해 학생과 가족 분들을 포함한 칠레 국민에게 큰 상처와 충격을 야기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대한민국 정부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엄중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대사는 동포를 대상으로도 별도의 사과문을 발표하고 “동포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치고 동포 사회에 부담을 드리게 된 데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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