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막판 힘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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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정부가 현대자동차 장기 파업사태에 대해 긴급조정권 발동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여름휴가로 중단됐던 이 회사 노사 간 임단협이 4일 오후 3시 재개됐다.

노사 양측은 이날 오후 8시까지 계속된 협상에서 '해외투자시 노사협의를 거친다'는 등 6개 항에 합의했다. 주5일 근무제 등 나머지 12개 단체협상 쟁점은 5일 오후 2시 속개되는 협상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또 회사 측이 제시한 임금 9만7천원 인상, 생산성 향상 격려금 80만원 지급, 성과급 3백% 지급안도 5일 함께 재론키로 했다.

울산지역 노동계에서는 노사 양측 모두가 협상 결렬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어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검토 시한인 5일까지 임단협 모두 일괄 타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휴가기간 내내 울산공장에 머물면서 협상을 준비해 온 김동진 사장은 "타결점을 찾지 못할 경우 '선 정상조업, 후 협상'안이라도 관철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5일 근무제 문제는 노동계와 정부.재계 간의 마찰을 현대차 노사가 나서 대리전을 치르는 형국이어서 해결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회사 측은 "국회에서 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면 시행하되 생산성을 5% 향상시켜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회사의 주장은 근무시간을 줄이려는 주5일제 취지에 어긋난다"며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측은 "지난 6월 20일부터 4일까지 근로자들의 부분파업 및 잔업거부로 차량 10만1천7백65대를 생산하지 못해 1조3천4백46억여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울산=허상천 기자

<사진 설명 전문>
4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에서 김동진 사장(오른쪽에서 둘째)과 이헌구 노조위원장(왼쪽에서 둘째) 등 노사 대표들이 협상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울산=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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