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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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작아서 못입는 옷, 싫증나서 안쓰는 장난감을 주의에서 수집, 한사람이 2∼3개는 내도록 합시다』『불필요해진 동화책도 전시하면 잘 팔릴성 싶은데요.』
『회원 가운데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과자를 구워와 파는 것도 좋겠어요. 그러면 여느 바자와는 달리 「정성이 담긴 바자」라는 이미지를 줄수 있지 않겠어요.』
묘안백출. 한차례 열띤 토의를 거친 뒤에 헌옷이나 장난감은 한보따리에 5백원, 집에서 손수 구운 과자는 한봉지에 1백원씩 하기로 결정한다.
곰두리 봉사단 바자에 참가하기로 결정한 무궁화반이 최근 가졌던 준비모임 광경이다.
88서울장애자올림픽대회를 돕겠다고 나선 이들을 규합, 무궁화반이 탄생된 것은 85년6월. 20대에서 60대에 이르는 76면의 회원들이 월1회의 정기모임을 가지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짧은 연륜이지만 86년 전국장애자체전·제13회 백만인걷기대회등 굵직한 행사의 봉사도 큰 탈없이 해낼 정도로 야무진(?)것이 이들의 특징. 이 뒤에는 매월 한차례씩 명휘원·삼육재활원등 장애자교육기관을 찾아 장애자를 돕고 이해하는데 필요한 수업을 계속해온 그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이영희반장은 『전혀 아무런 연고없이 오로지 봉사만을 목적으로 개개인이 모인만큼 더욱 열성적』이라고 은근히 자랑.
늑막염을 앓아 키가 제대로 자라지 못한 경험때문에 남은 일생을 봉사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이정심씨(68)는 회원가운데 최고령자. 『젊은이·나이든 이가 한데 어울려 있어 각자의 인생살이에도 많은 보탬이 된다』고 들려 준다.
그러나 이들 회원이 못내 아쉬워하는 것도 있다. 바로 사회의 장애자에 대한 무관심.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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