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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만난 문재인 "반기문 총장, 경쟁자 될지 몰라 평가하기 어려워"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초정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초정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외신들과 만나 “1월 말~3월 초 헌법재판소 결정이 예상되고 4~5월에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며 “누가 될지 모르지만 다음 대선 정권교체는 확실하다고 말씀 드릴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 참석해서다. 문 전 대표는 “보다 민주적인 정부, 보다 공정한 정부, 보다 시장적인 정부, 정경유착이 완전히 청산되고 부정부패가 척결되는 그런 정부가 들어설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탄핵 정국과 관련해선 “과거 2004년에도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이 의결돼 대통령이 직무 정지되고 총리가 권한대행을 한 적이 있지만 그 때도 경제와 안보 모두 안정적으로 해낸 경험이 있다”며 “지금도 대국의 경제·안보는 안정적으로 관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개헌 등 국내 정치 현안 외에도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체계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등 안보 현안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평가해달란 질문에 대해선 “혹시 경쟁자가 될지 몰라 평가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측은 “이번 간담회는 한국의 책임있는 정치 지도자로부터 촛불혁명을 비롯한 한국의 최근 상황을 직접 듣고 싶다는 외신들의 지속적인 요청으로 마련되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안보 현안>

박근혜 정부가 계획대로 사드 배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드 배치 문제는 앞으로의 진행을 다음 정부로 미루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되고 직무 정지된 상태인 데다 황교안 총리가 권한 대행을 하는 상황에서 사드 배치를 강행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한다. 차기 정부에서 충분한 공론화와 외교적 노력들을 하면서 합리적 결정을 내리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문 전 대표 북핵 비핵화를 주장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은 북한의 핵이 상당히 고도화된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북핵을 단숨에 완전히 폐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단계적 해결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믿는다. 우선은 북한이 추가적인 핵실험을 하거나 핵능력을 더 증대시키거나 핵실험을 일체 멈추는, 말하자면 핵동결부터 1차적으로 해내고 이어서 비핵화로 나아가는 2단계 해법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전 세계는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에 촉각이 곤두서 있다. 문 전 대표의 미국에 대한 시각, 한미관계 인식은?
“과거 미국 민주당 정부와 공화당 정부가 서로 교대하는 것을 여러 번 겪어왔다. 우리로서는 남과 북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분단 상황이고 북핵이 갈수록 고도화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미관계, 특히 한미 동맹이 더욱 공고해지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는 과거 정부가 해왔던 한미관계 정책들을 그대로 계승하는 것은 물론, 한미동맹을 공고화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일본과의 위안부 합의는 어떤 입장인가?
“저는 박근혜 정부가 일본과 한 위안부 합의는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이 할 일은 법적인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죄하는 것이다. 돈은 필요하지 않다. 또 한일 간의 위안부 합의에 대해 양국 설명이 다르다. 양국 간에 먼저 합의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은 어떻게 해야 하나?
“이명박 정부 때 국민들의 많은 반대에 부딪쳐 포기한 것을 이번에 박근혜 정부가 다시 공론화 과정 없이 졸속으로 밀어붙였다.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은 일본이 군사대국화의 길을 걸어가고 있고 특히 독도 영유권과 관련해 한·일 간 영토분쟁 있는 마당에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을 갖고 있다. 국민들의 정서와 함께 실제로 군사정보보호협정 통해 주고 받는 정보가 무엇인지, 우리가 주는 정보는 무엇이며, 받는 정보는 뭔지 살펴보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탄핵정국>

지난 토요일 촛불집회에서도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촛불민심은 박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지 말고 즉각 퇴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들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 직무 정지됐고 선출 받지 않은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있으면서 국정공백 상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박 대통령이 촛불민심을 떠받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헌재 판결이 대중에 의해 영향을 받으면 바람직할까?
“절대다수의 국민들이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고 퇴진을 요구하고 형사처벌을 통해 책임 지우길 원하다면 그게 바로 헌법이라고 생각한다. 헌재가 그런 민심을 존중하면서 조속한 결정을 내려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박 대통령이 형사처벌 받을 수 있나?
법 앞에 예외가 있을 수 없고 성역이 없다. 박 대통령은 지금 현직 대통령일 때 소추를 받지 않는 헌법상 특권 때문에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있을 뿐이다. 박 대통령이 퇴임하고 나면 마땅히 형사처벌을 받아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퇴임 후 형사처벌을 위해서라도 지금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고 박 대통령은 수사절차에 협조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거부한 바 있는데 똑같이 특검 수사도 거부한다면 특검은 강제수사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헌>

개헌이 필요한가?
“저는 개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미 지난 대선 때 개헌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본다. 적절한 시기와 방법이 선택되어야 한다. 지금 정국이 끝나고 정국이 안정된 상황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는 일부 정치권에 의한 개헌이 아니라 시민들과 국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시민 참여형 개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명박·박근혜 대통령도 개헌을 약속했지만 안 지켰다.
“우선 개헌 필요성에는 공감한다. 그래서 지난 대선에서 이미 공약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시기가 맞지 않다고 본다. 차분하게 시민참여형 개헌이 되어야 하고 다음 대선에서 (대선주자들이) 공약을 해서 다음 정부 초반에 개헌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점을 여러 번 말씀드렸다. 약속 지키지 않은 사람과 비교하는 것은 곤란하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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