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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사자성어로 구직자는 구지부득·직장인은 구복지루…팍팍한 현실 반영

중앙일보

입력

구직자는 ‘구지부득(求之不得)’, 직장인은 ‘구복지루(口腹之累)’

취업포털 사람인이 11월 29일부터 12월 8일까지 구직자 370명과 직장인 889명 등 총 1259명을 설문해 이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했다. 구직자는 올해 사자성어로 아무리 구해도 얻지 못한다는 뜻의 구지부득(17%)를 꼽아 어려운 취업현실을 반영했다. 다음으로 숙석지우(宿昔之憂·밤낮으로 잊을 수 없는 근심이 있다, 9.2%)와 노심초사(勞心焦思·몸시 마음을 졸인다, 8.6%)를 꼽아 구직난에 시달리는 구직자들의 고단한 마음을 느끼게 했다. 최근엔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불법 다단계와 불법 대출이 기승을 부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구직자들의 마음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직장인은 구복지루(먹고 사는 데 대해 걱정한다, 14.1%)를 꼽았다. '급여 외엔 다 오른다'란 자조 섞인 농담처럼 팍팍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직장인이 두 번째로 많이 꼽은 사자성어는 백구과극(白駒過隙· 세월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 13.6%)이었다. 직장과 가정을 오가며 바쁜 한 해를 보낸 직장인의 마음을 담았다. 이 밖에도 직장인들은 각자도생(各自圖生·제각기 홀로 살아 나갈 방도를 꾀한다, 9%), 불철주야(不撤晝夜 ·조금도 쉴 사이 없이 힘쓴다, 7.6%)등과 같이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자신들의 고달픈 현실을 사자성어에 담았다.

최근엔 일하는 맞벌이 가정 증가로 조부모가 육아를 맡는 ‘황혼육아’, 취업 이후에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신캥거루족’, 취업한 이후에도 주택을 구하지 못해 부모집으로 돌아가는 ‘리터루족’과 같은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한편 구직자, 직장인은 올해 대한민국의 현실을 가장 잘 반영한 사자성어로 혼용무도(昏庸無道·어리석고 무능한 군주의 실정으로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는다, 25.6%)를 선택했다.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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