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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히트, 번개치듯 모든 게 맞아떨어졌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09호 13면

“대본을 첨부한 e메일의 ‘보내기’ 단추를 누를 때다.”


‘셜록’ 제작 과정에서 가장 사랑하는 순간이 언제냐는 질문에 이 같이 너스레를 떠는 두 남자, 스티븐 모팻과 마크 게이티스다. ‘셜록’의 창조자이자 작가들이다.


둘은 원래부터 대본을 썼다. 게이티스는 배우기도 하다. ‘셜록’에선 셜록의 형인 마이크로프트로 나온다. 셜록으로 의기투합하기 전엔 ‘닥터 후’를 함께했다. 1963년 이래 이어져 온 BBC드라마로 시간여행자가 우주의 시작과 끝을 오가며 벌이는 모험담이다. 그 자체로 방대한 세계다. 둘은 메인 작가였다.


2000년대 말 이 일로 카디프와 런던을 오가던 둘은 기차 안에서 장차 어떤 프로젝트를 하고 싶은지 이런저런 얘기를 하곤 했다. 그럴 때마다 셜록 홈즈로 귀결되곤 했다고 한다. 둘 다 셜로키언(셜록 팬)이었다. 둘은 역사를 박차고 지금 이 순간에 굳건히 디디고 선 홈즈를 만들고 싶다는 데 공감했다. 그리고 중심엔 셜록과 왓슨을 두자는 것이었다. 게이티스는 “초기부터 고수한 원칙”이라며 “셜록의 연역법이나 모험담이 곁들여지지만 원천적으론 둘의 얘기란 거다. 무수한 각색이 있었는데 그 본질을 잃었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었다. 우리 작품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라고 했다.


셜록 홈즈 얘기라면 이미 차고 넘치는데 자신들의 버전이 통할 것이라고 확신했을까. 모팻은 아내가 흥미를 보인다는 사실에서 ‘대박의 조짐’을 봤다고 했다. 그의 아내는 수 버츄로 ‘미스터 빈’ 등을 만든 TV프로듀서다. 셜록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둘은 그러나 이 정도로 세계적인 히트작이 될 진 몰랐다고 했다. 게이티스는 “코난 도일도 생애 마지막에 가서도 셜록 홈즈가 왜 그렇게 성공적이었는지 어리둥절해 했다”며 “우린 그저 고맙다. 번개치듯, 캐스팅과 대본 등 모든 게 맞아 떨어지는 순간이 있는데 그게 셜록에서 벌어졌다”고 했다.


과거의 성공이 장차엔 부담이지 않을까. 게이티스는 “밖이 아닌 우리 안으로부터의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우린 그러나 근본적으로 우리를 위해서 이걸 만든다. 가능한 잘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건 우리의 열정이 담긴 프로젝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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