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트럼프 도우려 러시아 美선거 개입 CIA 확인"

중앙일보

입력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이메일 해킹 사건에 러시아와 폭로전문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협력한 정황을 CIA가 확인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CIA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운동본부장이었던 존 포데스타와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인사들의 이메일 수천 건을 해킹해 위키리크스에 전달한 여러 명의 신원을 파악했다.

이들이 러시아 정부 측과 연결된 것으로 CIA는 보고 있다.

CIA는 이 내용을 지난주 의회에서 상원의원들에게 비공개 보고했다.

정보기관들은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돕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에 영향을 준 사이버 공격에 대해 조사해 내년 1월 자신의 퇴임 전에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WP는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다만 러시아 정부가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인물들에게 이메일을 해킹해 위키리크스에 전달하라고 직접 지시를 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 측은 "선거는 이미 압도적 승리로 끝났다"고 일축했다.

트럼프 정권 인수위는 성명을 통해 "(CIA)는 사담 후세인이 대량파괴무기를 갖고 있다고 했던 바로 그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2001년 9월 11일 '911테러'가 발생한 이듬해 미국은 CIA의 정보를 근거로 이라크 전쟁을 시작했다.

사담 후세인을 축출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대량살상무기는 끝내 찾아내지 못했다.

트럼프 당선인도 주간지 타임과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한 정보기관들의 의혹 제기에 정치적 동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위키리크스 창립자인 줄리언 어산지도 러시아 배후설을 부인하고 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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